서방, 글로벌 안보문제로 대응
英, IS가담 자국민 드론 공격… 언론 “여왕 암살 계획 적발”
佛 “시리아 공습 정찰비행 시작”… 美, 난민가장 테러범 유럽확산 촉각
유럽이 겪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위기가 지구촌 안보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 난민 발생에 책임이 있는 수니파 이슬람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고, 미국도 시리아 난민 문제를 안보 문제로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7일 의회 연설에서 시리아를 공습해 IS에 가담한 영국인 조직원 2명을 살해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시리아 락까에서 이동 중인 카디프 출신의 레야드 칸(21)과 애버딘 출신의 루훌 아민(26)을 겨냥해 영국 공군 드론이 정밀 공습을 했다는 것. 캐머런 총리는 또 다른 영국인 조직원 주나이드 후사인(21)도 지난달 24일 미군이 락까에서 벌인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영국군이 전시(戰時)가 아닌 상황에서 외국에 있는 자국민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공습은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했을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졌다. 야당이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자 캐머런 총리는 ‘자위권’에 의한 공습으로 법무장관의 승인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들이 어떤 테러를 모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칸이 지난달 15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대일(對日)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여왕을 암살하려 했다고 전했다. 당시 기념행사에는 여왕은 물론이고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 부부도 참석했다. 일간 가디언은 “5월 8일 유럽 전승기념일과 6월 27일 국군의 날 행사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도 시리아 내 IS 근거지에 대한 본격적인 공습 계획을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8일부터 시리아에서 IS 공습을 위한 정찰 비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리즘과 전쟁이 난민들의 엑소더스를 부른 원인”이라며 “IS에 대한 공습이 필요해졌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의회는 15일 시리아 IS에 대한 공습 허가를 놓고 표결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미국 주도 다국적군의 IS 공습에 가장 먼저 동참을 선언해 최근 1년간 이라크 북부의 IS 근거지에 217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지위를 강화시킬 것을 우려해 시리아 내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은 하지 않았다.
그동안 유럽 난민 위기를 관망해 온 미국 정부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피터 부가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7일 e메일 성명에서 “미국은 글로벌 난민 위기에 대응해 난민 재정착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범위의 대책을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 난민 사태를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난민의 대량 유입은 유럽 동맹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정보 당국은 특히 IS 조직원들이 난민들 사이에 섞여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려 한다고 보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리스는 러시아 군 수송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말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이를 받아들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8일 2011년 이후 5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는 전쟁 전 인구 230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피란민 신세가 됐고, 이 중 400만 명은 국경을 넘어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IS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260만 명이 IS를 피해 난민 신세가 됐다. 중동 출신 난민이 최근 급증하면서 중동에서 그리스로 입국한 난민이 올해 현재까지 23만9000명으로, 전년도 4만5000명에 비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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