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3국 “난민 감당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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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석달간 8만여명 신청… 여권 없으면 입국 허용 않기로
덴마크도 국경서 신분증 검사… 다른 유럽국가들에 파급될 듯

그동안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온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최근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난민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의 만행을 피해 시리아 등 중동을 벗어난 난민들이 유럽으로 계속 몰리면서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난민이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은 이날부터 덴마크에서 기차, 버스, 배를 타고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시작했다. 여권처럼 사진이 포함된 공식 신분증이 없으면 입국이 어렵다.

스웨덴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스테판 뢰벤 총리가 “유럽은 전쟁을 피해 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벽을 쌓지는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난민을 적극 수용했지만 최근 3개월간 망명 신청자 8만 명이 몰리면서 태도가 확연히 바뀌었다. 스웨덴은 지난해 약 16만3000명이었던 망명 신청자를 올해는 5만 명 수준(주당 1000명 정도)으로 줄일 계획이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도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덴마크도 이날부터 독일 국경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난민의 과도한 유입을 막기 위해 독일 국경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난민을 보호하는 대가로 그들의 귀중품을 압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난민 관리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중도우파 정부가 집권한 노르웨이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망명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014년 약 1만1500명이었던 망명 신청자가 지난해에는 3만5000명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인권을 강조하고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난민 억제 조치가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진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한국유럽학회장)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마저 난민 유입 막기에 나서는 건 유럽 전체적으로 난민 수용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전보다 강화된 난민 수용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많은 중동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도 일자리가 부족해 수용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터키계 이민자들이 대거 독일로 오던 1960년대와 달리 지금의 독일 산업구조는 교육 수준이 낮고 독일어를 잘 못하는 중동 난민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스칸다나비아3국#난민#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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