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들이 탄 고무보트가 침몰해 최소 126명이 사망한 사실이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전 세계에 알려졌다. 내전 중인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탈출하려던 난민들은 밀입국 브로커가 보트 엔진을 훔쳐 달아나는 바람에 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19일(현지 시간) 나흘 전 리비아에서 약 130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고무보트가 엔진 작동 중단으로 갑자기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최소 1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밀수업자들이 제공한 이 보트의 탑승객들은 대부분 수단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가던 리비아 어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수단 국적 2명과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은 다른 난민선으로 옮겨 대기하다 19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북부 팔레르모 항구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탈리아 당국에 “선원이 보트의 엔진을 분리한 뒤 다른 보트를 타고 달아났다”며 “엔진이 없어지자마자 우리 보트엔 갑자기 물이 차올랐고 배가 침몰했다”고 진술했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리비아 범죄 집단들은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 보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보트를 낚아채 엔진 등 주요 부품을 훔쳐 팔아넘기기 위해서다.
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중순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7만7004명이었다. 같은 기간 유럽으로 오는 도중 사망한 이주민은 1828명이었다. 하루에 10명의 이주민이 유럽으로 건너오다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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