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토론장 된 다보스포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8일 03시 00분


[브렉시트 쇼크]
예정에 없던 특별 세션 열려… “9·11테러 맞먹어” “위기 아니다”
리커창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공동대응 위한 근본대책 찾아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7일 톈진(天津)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는 단결되고 안정된 유럽연합(EU)을 원하는 동시에 안정되고 번영하는 영국도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초 이번 포럼 의제에 브렉시트는 없었지만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브렉시트 이후’라는 특별 세션이 포럼 첫날인 26일 마련됐다.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총재는 “영국의 EU 거부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주도한 세계질서에 흠집을 낼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9·11테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에이드리언 몽크 포럼 집행위원은 “이번 투표는 산업화된 국가에서 중산층 공동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정치와 대기업, 그리고 지도자들에 대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브리티시텔레콤의 래리 스톤 대외업무 팀장은 “유럽에서 10% 이상의 수익을 내는 BT 등과 같은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에 불확실성과 불안이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클라우드 플레어’의 창업자 매슈 프린스는 “런던이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과 같은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앤드컴퍼니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마이클 팰컨은 “브렉시트가 쇼크이기는 하지만 위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은 “여전히 런던에는 길이 있고 사람이 있다”며 큰 충격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포럼 참석자들은 영국이 EU와 어떤 조건으로 협상해서 결별할지에 달렸다는 점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브렉시트#다보스포럼#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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