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유럽’ EU가 비민주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23시 38분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왜 EU는 비민주적으로 느껴질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EU는 형식적 기술적 민주성은 갖췄지만 다양한 민의를 표출할 창구도, 이슈별 갈등을 해소할 제도도 갖추지 못했다”며 브렉시트 지지파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논거를 제시했다.

NYT는 “EU 안에선 28개 회원국의 분야별 각료로 구성된 ‘EU이사회’와 국가별 인구비례로 직접 선출되는 EU의회(751석)가 일종의 상·하원 의회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런 기술적 민주제도 이상으로, 민의의 요구에 반응하는 책임정치가 민주주의에선 중요하다”고 전했다. 개별 민주국가에선 이슈별 찬반양론이 있으면 각종 청원이나 언론 보도, 의회 내 입법 대립 등을 통해 그런 의견을 충분히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내 의견이 채택되지 못해도 내가 그 논의 과정에 참여했고, 나를 대변해주는 정치인이 있다’는 느낌(민주주의)을 준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서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하더라도 그 민주 체제 자체를 뒤엎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EU는 다양한 민의를 담아내고 갈등을 해결하는 기능은 없고 정치 관련 프로젝트가 ‘평화롭고 통합된 유럽’이란 목적에만 맞춰져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래서 유럽 시민들은 EU 체제나 EU 정치인들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EU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건 모두 EU 체제의 문제’이라고 인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NYT는 “그래서 비민주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EU를 떠나는 방법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여러 갈등이 발생할 만큼 커진 EU가 그것을 해결할 수단을 찾아내지 못하면 ‘EU는 비민주적’이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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