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메르켈 첫 회동… 브렉시트 탐색전

테리사 메이와 앙겔라 메르켈 두 여성 총리가 20일 처음 만났다. 메이 영국 총리는 이달 13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독일을 택했다. 메이는 이날 오후 베를린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실무만찬을 함께 했다.

메이 총리는 출발 전 “성공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위한 방문”이라며 “솔직하고 열린 자세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는 “메이 총리가 최근 유럽연합(EU)에 ‘내년 후반기 차례가 돌아오는 6개월 임기의 EU 이사회 의장국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내년에는 브렉시트 협상에 전념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두 정상은 난민 문제와 터키 쿠데타 상황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독일 총리실이 발표했다. 회담 전부터 영국과 독일 언론들은 두 여성 리더의 불꽃 튀는 신경전을 예상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가급적 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유럽과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브렉시트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지만 메르켈 총리는 난민 수용이라는 부담은 지지 않으면서 자유무역의 과실만 따먹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칠 태세다.

메이 총리는 21일 파리로 건너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