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문종진]브렉시트後 돌발 위기에 대비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9일 03시 00분


문종진 명지대 경영대 교수 강소기업학회 공동회장
문종진 명지대 경영대 교수 강소기업학회 공동회장
올해 6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직후 세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경제학에 ‘팻 테일 리스크(Fat Tail Risk)’라는 개념이 있다. 기존 통계에서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변동성이 매우 심한 장세를 말한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예외적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문을 초래하는 위험을 가리킨다. 브렉시트를 비롯해 탈유럽연합 움직임 확대, 신흥국 부채의 부실화 등은 당초 발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지만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우선 향후 유럽 경제는 불확실성하에서 소비, 투자, 무역, 해외 직접 투자, 고숙련 해외인력 유입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향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의 유럽연합 추가 탈퇴 가능성이 있어 세계경제의 불안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둘째,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은행들을 중심으로 무수익 여신 비율이 높아 이들 국가의 은행 부문에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그동안 각국에서 풀린 돈이 소비와 투자로 흘러가지 않고 자산 소유자의 자산 가치만 상승시켜 소득 양극화만 심화시켰다. 빈곤층으로 전락한 중산층의 불평불만이 높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정치 지형을 만들고 있다. 넷째,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시 자본 유출이 확대되면서 통화 가치 하락, 자산 가치 폭락 사태가 발생하고 채무 상환 부담도 대폭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발 팻 테일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우리 정부는 11조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그러나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가계 부채의 구조 개선에 따른 소비 위축 및 부실 채권 급증으로 부채 절벽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교역 축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사업 부문에서 창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규제 개혁이 짧은 시일 내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을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준비해 이 같은 위험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문종진 명지대 경영대 교수 강소기업학회 공동회장
#브렉시트#영국 유럽 eu탈퇴#팻 테일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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