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을 둘러싼 집권당 내분으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신임투표로 내몰렸다. 메이 총리는 부결 가능성을 우려해 11일 예정됐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10일 오후 전격 연기했으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젠 자신의 입지까지 흔들리게 됐다.
집권 보수당의 당 대표 선거 절차를 결정하는 보수당 1922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당 대표에 대한 신임투표를 요구하는 의원이 기준점인 15%(보수당 하원 의원 315명 중 48명)를 넘었다”며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 요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불신임을 추진하는 보수당 내 반발 세력은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이끌 결단력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총리의 지도하에 브렉시트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의 존 휘팅데일 의원은 이날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신선한 출발이 필요하다. 이는 새로운 지도자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12일 오후로 예정된 신임투표를 앞두고 메이 총리는 오전 총리 관저 앞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신임)투표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새 당 대표 선출은 이 나라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고 불확실성을 만들 것”이라며 “분열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지을 신임투표는 12일 오후 6시와 8시 사이(한국 시간 13일 오전 3∼5시)에 실시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의원 315명 중 과반의 지지만 얻으면 당 대표와 총리직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승리하더라도 표 차이가 크지 않으면 메이 총리가 스스로 당 대표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메이 총리가 승리하면 향후 12개월 동안 신임투표를 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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