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난관 넘은 英메이, 브렉시트 속도낼까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3일 10시 31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 내 하원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당내 불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 내부 혼돈이 일단락되며 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행보가 더욱 과감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스카이뉴스 등은 보도했다.

보수당 당규는 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부결될 경우 추후 12개월간 불신임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내부의 정치적 갈등 해결을 촉구하던 유럽연합(EU) 지도부와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가 1월21로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표결 날짜를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당기는 등 가속을 붙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강경 브렉시트파의 약세가 증명되며 메이 총리가 추진하던 소프트 브렉시트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메이 총리가 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강화)’ 문제를 또 다시 연기하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제2 국민투표’ 여론을 무기로 강경파를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 의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가장 큰 탄력을 받는 것은 제2 국민투표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브리튼 싱크스’가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답변은 18%에 불과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브렉시트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총리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도 있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유럽리서치그룹(ERG)의 수장인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불신임투표에서 그를 반대하는 의원이 3분의 1을 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거릿 대처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0년 대처 전 영국 총리는 불신임투표에서는 승리했지만 총리직을 사퇴했다.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불신임안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오늘 투표는 아무 것도 바꾸지 않았다. 총리는 다수 지지를 잃었다”라며 조기총선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날 투표를 통해 메이 총리는 다시 한 번 생존했으나, 이 회복력이 3월29일(브렉시트 예상 날짜)까지 협상을 타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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