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내년 1월로 미뤄졌다?…상원 승인도 첩첩산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5일 10시 04분


보수당 소속 상원 의원들, 필리버스터 움직임
다음 주 초까지 통과 실패하면 법안 자동 폐기

영국 하원에서 10월3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내년 1월로 추가 연기하는 법안이 4일(현지시간) 통과됐다. 법안이 효력을 가진 최종 법률이 되기 위해서는 상원을 통과한 뒤 여왕의 재가까지 거쳐야 한다.

영국 BBC는 “상원이 브렉시트 연기 법안을 놓고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큰 고비가 남았음을 암시했다.

상원은 4일 밤,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을 놓고 즉각 논의에 돌입했다.

문제는 상원의 보수당 소속, 강경 EU 탈퇴파 의원들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 2일 만나 ‘브렉시트 연기’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법안 토론과정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 논의 중인 브렉시트 연기 법안은 전날 보수당 소속 올리버 레트윈 경이 ‘SO(Standing Order·상시명령)24’에 따른 긴급 토론을 신청하며 시작됐다. SO24는 의회 일정에 없는 주제에 대한 토론 시작 절차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긴급 토론에 시간을 제한하는 하원과 달리 상원은 논의 과정에 특별한 제재가 없다.

정부에서 내놓은 90여개의 수정안도 문제다.

상원은 수정안 90여개를 놓고 각각의 토론을 마친 뒤 투표를 통해 법안의 최종 형태를 구성하게 된다.

수정안 1개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25분 안팎임을 고려했을 때 90개의 수정안을 모두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3시간이다. 상원이 두 팀으로 나뉘여 수정안의 표결을 진행한다고 해도 11시간이 넘게 걸린다.

BBC는 이 모든 과정이 7일 점심께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보수당의 의석이 많지 않아 법안이 크게 변동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전체 의석 775석 중 보수당은 236석으로 과반에 못미친다.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하는 한 상원의원은 “시간이 그들의 무기라면, 숫자는 우리의 무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시간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9~12일 사이 의회는 정회된다. 이때까지 입법 절차를 끝내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상원에서 수정된 법안은 하원에서 또 한 차례 승인을 거친 뒤에야 여왕 재가를 받게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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