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경찰학교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더 연기하는 것보다는 도랑에 빠져죽는 것이 낫다”(rather be dead in a ditch than delay Brexit any further)라며 오는 10월31일 예정대로 EU를 탈퇴할 지 여부는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지만 솔직히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할 경우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지난 4일 영국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향후 행보에 차질이 생겼다. 이 법안은 다음 달 19일까지 영국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혹은 노딜 브렉시트시에는 의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두 경우 모두 실패할 경우에는 EU에 브렉시트 시한을 3개월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브렉시트는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게 된다.
친(親) 브렉시트 의원들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법안 통과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원도 오는 6일까지 이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법안은 오는 9일 다시 하원의 최종표결을 거친 뒤 여왕의 재가를 통해 입법절차는 마무리된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과 함께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대학·과학·연구·혁신부 장관마저 형의 브렉시트 전략에 반대해 각료직과 하원의원에서 사퇴하면서 존슨 총리를 더욱 압박했다.
존슨 총리는 이 법안이 ”우리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협상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하며 조기 총선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기 총선을 위해서는 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선을 치른다 하더라도 보수당이 다수당 지위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서 영국 하원은 존슨 총리가 발의한 조기 총선안을 부결시킨 가운데 오는 9일 이에 대한 재표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