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밀어붙이기 나선 존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英언론 “강행 위한 합법적 꼼수 준비”… EU에 ‘연장 원치 않는다’ 서한 검토

의회의 반대에도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꼼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8일 보도했다. 겉으로는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는 척하면서 EU가 영국의 요청을 거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일종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를 하겠다는 의미다.

존슨 총리와 보좌관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4일 하원이 통과시킨 노딜 브렉시트 방지안 저지 방안을 논의했다. 존슨 총리는 의회가 정한 새 법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EU 측에 내년 1월 31일로 미뤄진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EU 측에 가입국의 탈퇴 권한을 명시한 ‘리스본 조약 50조’를 거론하며 “영국 정부는 절대 10월 31일 이후로 브렉시트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반대 내용도 함께 담기로 했다. 연장 요청 서한은 보내되 그 안에 ‘연기를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담거나 아예 이 내용을 담은 새 서한을 동시에 보내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내각의 한 소식통은 “총리가 다른 서류를 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이것이 합법적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즉 의회 요구를 수용하면서 “나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EU의 거부로 10월 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노딜 브렉시트#eu#보리스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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