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르면 1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전체를 경제구역으로 설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브렉시트 최종 계획안을 유럽연합(EU)에 제시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계획안에는 EU 측에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에 대한 추가연기 배제해달라는 영국 정부의 요청도 담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최종 계획안을 확정해 이날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안의 핵심은 ‘안전장치’(backstop) 조항의 대안으로 여러개 통관수속시설을 국경 일대에 설치하는 것이다.
‘백스톱’이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겨둔다는 조항이다. 영국 정부와 EU가 지난해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는 이 조항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영국 의회는 백스톱 종료시점 등을 명백히 규정하지 않아 EU에 종속될 수 있다며 합의안 승인을 거부했다. 7월 취임한 존슨 총리도 백스톱 조항 폐지를 주장하면서 EU와 갈등이 증폭됐다.
1일 발표될 최종안에는 이같은 백스톱 조항 대신 아일랜드 전체를 하나의 경제지대로 여기고 국경에서 8~16㎞ 떨어진 양쪽 지역에 여러 개의 통관수속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 시설에서 국경을 넘어가는 물품을 검사해 관련 곧바로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브렉시트 이후에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 국경에서 공산품, 식료품 등을 복잡한 통관 절차 없이 간소화해 이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번 주부터 이같은 최종안을 토대로 EU는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17, 18일 EU 정상회의에서 최종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존슨 총리는 최종안에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의 추가 연기 배제해달라”는 조건도 담았다. 영국 하원이 지난달 4일 ‘브렉시트 3개월 연장’을 골자로 한 노딜 브렉시트 방지안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역으로 EU가 브렉시트 연기를 거부하게끔 하려는 전략이다.
EU가 브렉시트 추가 연기 불허하면 영국 의회는 이번 최종안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한다. 노딜 브레시트 방지안도 무력화된다. 의회가 최종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존슨 총리가 노딜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한 사보타주(의도적 태업) 작전을 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비판했다.
영국 정부의 마지막 입장을 담은 최종안은 향후 브렉시트 운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반면 이같은 시점에서 정작 존슨 총리는 성 스캔들이 터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존슨 총리가 런던시장 시절 여성 사업가와 성관계를 가진 후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이어 기자 출신인 샬럿 에드워즈 씨(45)는 1999년 한 파티장에서 존슨 총리가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며 성추행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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