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8개국 정상회의 몇시간 전 존슨-융커 합의사실 각각 발표
아일랜드 엄격한 국경통제 안해… 英의회-북아일랜드 반대 가능성
영국과 유럽연합(EU)이 17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새로운 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는 해소됐지만, EU 정상회의 승인과 영국 하원 비준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31일 브렉시트 시행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의지가 있는 곳에 합의가 있다”며 “EU와 영국을 위한 공정하고 균형 잡힌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통제권을 되찾는 훌륭한 새 합의를 체결했다”며 “이제 의회가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 이후 생활비, 국민보건서비스(NHS), 폭력 범죄, 환경과 같은 다른 우선순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EU 협상단은 이날부터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28개국 정상회의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합의했다. 양측은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승인이 이뤄지도록 이번 주 내내 협상을 벌여왔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사이 통행·통관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장치 ‘백스톱’이 최대 쟁점이었다. 존슨 총리는 이번 협상에서 북아일랜드에 법적으로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실질적으로 EU 관세동맹 안에 남기는 두 개의 관세체계, 이른바 ‘하이브리드 해법’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이를 토대로 합의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하드 보더(엄격한 국경통제)’를 피하고 아일랜드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할 새롭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새 합의안이 곧바로 ‘브렉시트 시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 합의안은 EU 정상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려져 18일까지 회원국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19일 예정인 영국 하원 표결에서 통과해야 이달 3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11월 1일 오전 8시) EU를 탈퇴한다. 예정대로라면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후 3년 4개월 만에 논란을 마무리 짓게 되는 셈이다.
다만 영국 의회 통과 변수는 존재한다. 북아일랜드의 극우 개신교 정당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은 앞서 존슨 총리의 수정안에 대해 “영국과 북아일랜드의 통합성을 해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이날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협상한 합의안보다 더 나쁜 것 같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BBC는 “여전히 힘든 싸움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