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전개를 거듭하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일시 정지됐다. 영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상정한 12월12일 조기총선안을 가결하면서다.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 브렉시트는 아무런 진전 없이 선거 결과를 기다릴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공회전했던 브렉시트는 또다시 원점에 섰다.
BBC에 따르면 조기총선안이 상원 승인을 거쳐 발효되면 영국 의회는 11월6일 해산된다. 그리고 5주간의 선거운동 후 12월12일 96년 만의 12월 총선이 열린다. 조기총선안 상정은 유럽연합(EU)이 영국의 요청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점을 내년 1월31일까지 ‘탄력 연장’(flextension)을 확인한 다음 이뤄졌다.
그동안 존슨 총리는 ‘죽기 아니면 살기’ 각오로 10월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EU와의 합의안 도출에도 성공했지만, 끝내 의회 문턱에 걸려 협정 이행은 보류됐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비판하고, 자신이 브렉시트를 단행할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총리직에 올랐던 존슨 총리는 의회에서 계속된 실패와 굴욕을 겪었다.
총선 이후 브렉시트 시나리오로는 EU와의 협정 이행과 국민투표, 노딜(아무런 합의 없는 EU 탈퇴), 브렉시트 취소 등이 거론된다.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협정 이행이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버전의 ‘EU 탈퇴합의 법안’(WAB)이 새로 구성된 의회에 상정돼야 한다. 1월31일 브렉시트 시점에 맞춰 법안이 완성되고 모든 절차가 끝나야 한다.
다시 국민투표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 투표는 브렉시트 이행을 결정한 2016년 국민투표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 대안은 특정 브렉시트 협정부터 EU에 남기 또는 노딜 옵션을 택하는 일명 “확정”(confirmatory) 국민투표. BBC는 이런 종류의 국민투표 결과엔 법적 구속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운 국민투표에는 입법 과정이 필요하며, 브렉시트 시점 추가 연장도 이뤄져야 한다. 노동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웨일스 민족당, 녹색당 등이 국민투표를 지지한다.
노딜 브렉시트도 가능하다. 만일 의회가 그 어떠한 합의안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영국의 기본 상태는 내년 1월31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이다. 많은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노딜 브렉시트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나, 반대로 위험이 과장됐다는 반박도 나온다. 브렉시트당은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깨끗한 브렉시트”를 바라고 있다.
‘리스본 조약 50조’를 철회해 브렉시트를 전면 취소하는 선택도 있다. 그러나 이는 현 정부가 고려하지 않는 방법으로, 총선에서 정권이 바뀌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자유민주당은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50조를 철회하고 브렉시트를 취소하겠다고 말해왔다. 과반을 얻지 못한다면 국민투표를 지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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