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가이아나 이민자 후손인 흑인 데이비드 래미 의원(47·사진)이 1900년 창당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최초 비(非)백인계 대표로 거론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노동당은 12일 조기총선에서 전체 650석 중 203석을 얻는 데 그쳐 154석을 얻었던 1935년 총선 이후 84년 만에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래미 의원은 이날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 기고문을 통해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와 인종적 민족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며 생물학적 유산, 피부색, 종교가 아니라 가치와 제도를 공유하는 ‘시민 민족주의(civic nationalism)’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브렉시트에 대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모호한 태도가 총선 패배의 원인이라며 “코빈 대표의 리더십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래미 의원은 열렬한 브렉시트 반대론자다. 그는 집권 보수당의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 모임인 ‘유러피언 리서치 그룹(ERG)’을 “나치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백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와 다름없다”고 주장해 논란도 빚었다.
1972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수성가한 정치인이다. 런던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정계에 입문했다. 노동당 거두인 토니 블레어 총리 밑에서 문화장관, 고든 브라운 총리 때 혁신, 대학, 기술장관을 지냈다. 지역구인 북런던 토트넘은 손흥민 선수가 속한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토트넘 홋스퍼의 근거지로 그 역시 토트넘의 열렬한 팬이다. 유명 백인 화가인 부인과 세 자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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