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법안이 영국 하원의 관문을 최종 통과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간 찬반 갈등으로 영국 사회를 혼란케 했던 브렉시트의 시행이 법적으로 확정됐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9일(현지시간) EU 탈퇴협정법안 제3독회 표결에서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99표차 가결했다. 지난달 12일 열린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보수당은 과반(326석)을 넘는 365석을 확보해 이날 가결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에서 필요한 각종 시행법을 뜻한다. 그간 EU에 속했던 영국은 각종 EU법률을 따랐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 EU법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를 영국 법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하원을 최종 통과한 탈퇴협정법은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은 후 정식 법률로 시행된다.
인라 통과로 영국은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에 EU와 결별하게 된다. 다만 영국이 완전히 EU를 떠나는 과정에 넘어야 할 산은 많다. 31일 브렉시트가 발효돼도 영국과 EU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환기’를 두고 자유무역협정(FTA), 이민 문제, 안보 등 미래 관계에 관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영국과 EU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8일 영국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EU 행정부 수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관세, FTA 등 여러 사안을 연말까지 협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순위를 매겨야 하며, 전환기 연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존슨 총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미래관계 협상을 연내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EU와 영국은 미래관계 협상이 시한 내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전환기간을 1번,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영국이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연말까지 미래관계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영국이 EU와 완전히 결별하는 한편, EU탈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래관계 협상 합의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고 BBC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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