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의 'EU 탈퇴법' 표결만 남아
오는 31일 별탈 없이 '브렉시트' 예상
NYT "진짜 문제는 브렉시트 이후 FTA"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이제 단 한 걸음을 앞으로 다가왔다.
영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상원이 가결한 EU 탈퇴협정법안(WAB) 수정안 5건을 부결시킨 뒤 다시 상원으로 송부했다. BBC 등에 따르면 상원은 23일 EU 탈퇴법안을 변동없이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후 남은 단계는 유럽의회의 EU 탈퇴법안 표결이다. 유럽의회는 브렉시트 예정일인 이달 31일 이전 별탈 없이 법안을 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1일 상원은 브렉시트 이후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난민 어린이가 영국에서 다시 가족과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약속한 내용으로 당초 EU 탈퇴법안에 포함돼 있었으나 보리스 존슨이 신임 총리에 오르며 이 내용은 삭제됐다.
노동당의 알프 덥스 상원 의원은 나치 독일 시절 영국으로 건너온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난민 아동을 위한 법안을 제안, 가결로 이끌었다.
그러나 존슨 행정부는 난민 아동의 인도주의적 해결 방안에 대해 동의하면서도“EU 탈퇴법안에 이를 공식적으로 명시하고 싶지 않다”며 수정안의 하원 통과를 막았다.
BBC는 상원에서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은 안건에 대한 고심 없이 수정안을 부결했다”는 불만이 나왔으나 더이상 싸움을 벌이지 않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비선출직인 상원은 하원 결정에 대해 재숙고를 권고할 수 있지만 하원이 입장을 고수한다면 거의 항상 이를 따른다.
상원 표결을 마친 EU 탈퇴법안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가를 거쳐 예정대로 오는 31일 발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국은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3년 7개월 만에 EU 탈퇴를 공식화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이 이달 31일 EU를 탈퇴한 뒤 세계 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더욱 힘든 협상에 돌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은 브렉시트 전환기로 설정된 전환기간, 즉 올해 12월 말까지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에 나선다. 같은 기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미국, 일본, 한국 등과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
FTA 체결에 실패할 경우 영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돼 사실상 아무런 협상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상태가 된다.
EU는 영국과의 협상에서 환경 보호 기준, 노동자 인권 보장, 국가 보조금 지급 등 항목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영국이 자국 기업에 과도한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EU 기준에 맞지 않는 노동 활동으로 상품의 단가를 내려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존슨 총리는 EU의 규칙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브렉시트를 결정했다며 EU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NYT는 영국이 EU의 규칙을 자발적으로 수용할지, 혹은 강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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