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당시 객실 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과 어린이는 외할머니와 손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지막 순간 외할머니가 손녀를 끌어안은 상태로 구조대에 발견돼 안타까움이 더했다.
12일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전날 인양 당시 발견된 50대 여성과 어린이는 친척 관계로 확인됐으며, 구조대원들이 발견 당시 50대 여성이 6살 어린이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당국은 허블레아니호 인양과정에서 모두 4구의 실종자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오전 7시43분쯤 최초로 조타실에서 헝가리인 선장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이후 오전 8시4분, 8시7분, 8시18분에 연이어 간판에서 객실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시신 3구를 추가로 발견됐다. 수습된 3구의 신원확인 결과 50대 한국인 여성, 30대 한국인 여성, 6세 한국인 여자 어린이로 확인됐다.
숨진 어린이는 실종자 가운데 유일한 미성년자로 어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유람선에 탑승했다. 이 어린이는 맞벌이를 하느라 바쁜 부모님 대신 어렸을 때 부터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손에서 컸다. 이번 여행은 어머니가 딸을 돌봐주는 친정 부모님을 위한 ‘효도 관광’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탄 배보다 5배나 큰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유람선을 덮치면서 즐거웠던 여행은 마지막 여행으로 남고 말았다. 허블레아니호는 7초만에 침몰됐다. 미처 객실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손녀를 위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안아주는 것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헝가리 언론에서는 이들과 함께 발견된 30대 여성을 어머니라고 보도했으나 정부 신속대응팀은 관련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진 여아 어머니의 시신은 이달 5일 이미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12일 헝가리 경찰과 공조해 허블레아니호 선체의 정밀수색에 들어가는 한편 강 하류에서 실종자 집중 수색을 벌인다. 아직 찾지못한 한국인 실종자는 총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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