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 선원 2명을 태운 허블레아니호가 추돌사고로 침몰한 지 29일(현지 시간)로 꼭 한달 째를 맞는다.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2명의 시신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낮 최고기온이 36도에 이르는 부다페스트의 폭염 속에서도 매일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7일 신속대응팀은 “22일 오후 10시 8분경 허블레아니호 침몰 지점으로부터 하류 방향으로 약 3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시신 1구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60대 한국인 여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속대응팀 측은 사고 이후 이어진 무더위로 시신의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탓에 지문 채취가 아닌 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한국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경찰은 사고 당일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 관광객 총 33명 중 사고 직후 구조된 7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모두 24명의 실종자 시신을 수습했다. 이제 남은 실종자는 2명. 실종자 가족 10여 명은 여전히 부다페스트에 남아 애타는 마음으로 시신 발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수색 작업은 헝가리 경찰 측이 수상수색을, 한국 신속대응팀이 육상수색을 맡아 진행 중이다. 헝가리 경찰은 헬기 1대와 수상보트 등을 이용해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다뉴브강 머그리트 다리부터 하류 215㎞ 지점까지 폭넓게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속대응팀 측은 28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남은 실종자의 시신도 22일 발견된 실종자처럼 침몰지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한국 수색요원들은 침몰지점부터 약 하류 30~70㎞ 지점의 다뉴브 강변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28일 한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등 폭염이 불어닥친 상황이다. 무더위가 수색작업의 최대 장애물이 됐다. 한국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강변의 수풀이 우거지고, 땅도 거의 진흙탕에 가까워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폭염으로 수색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하루라도 빨리 시신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한국 정부는 소방청 중앙구조본부 소속 수색요원 12명을 새로 파견했다. 사고 발생 직후 파견된 수색요원들의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 인원을 교체했다.
부다페스트 경찰청은 허블레아니호 사고 원인 규명 수사에만 약 60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한 상태다. 여기에 민간 영역의 선박 전문가들도 사고 원인 조사를 돕고 있다. 부다페스트 경찰청은 보다 세밀한 수사 진행을 위해 자체 수사와는 별도로 외부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요청한 상태다. 26일 한국 정부 측은 헝가리 검찰청을 찾아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당부했다.
현재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들이받은 가해선박인 바이킹 시긴호는 사고 발생 뒤 몇 시간의 조사를 받고 정상운항하고 있다. 바이킹 시긴호를 몰았던 유리C 선장도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조건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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