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통해 입장권 구입하려하자 처음엔 “청탁금지법 위반” 답변
문체부 “기계적” 공문보내자 “가능”
체육 정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을 때도 ‘예매 전쟁’을 통해 입장권을 확보해야 할까. 최종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두고 국민권익위원회도 판단을 내리는 데 애를 먹었다.
27일 문체부 등에 따르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게 함께 한국시리즈를 관람하며 체육 정책 등에 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문체부와 미 대사관은 각자 표를 구해 야구장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문체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상 요금을 지불하고 표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의뢰하는 한편 권익위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문의했다.
권익위의 첫 답변은 “안 된다”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처음에 권익위 대표전화(1398)로 문의했더니 ‘일반 팬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이나 AR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표를 구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너무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한다’는 생각이 들어 공문으로 내용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가능하다’고 답이 왔다”고 전했다.
권익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석을 내린 만큼 KBO도 입장권을 발급하기로 했다. 리퍼트 대사와 조 장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이 속인·속지주의를 모두 따르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 법을 어겨도 처벌할 수 있다고 해석을 내린 상태지만, 리퍼트 대사는 외교관이라 빈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야구장 입장권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경남 창원시 공무원 20여 명이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마산구장을 22일 찾았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이들이 구단을 통해 입장권을 구했기 때문이다. 당시 창원시에서는 “시즌 티켓 소지자 자격으로 포스트시즌 입장권을 우선 구매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권익위에서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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