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의 이른바 ‘3·5·10’ 조항을 일부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최종안 의결이 일단 좌절됐다.
시행령 개정 권한이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오후 3시 반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종안 의결을 위한 전원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3·5·10’ 중 △선물 상한액은 5만 원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가공품 포함)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고 △식사는 3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공무원에 한해 공무원행동강령 개정을 통해 5만 원으로 조정)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최종안 핵심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최종안을 두고 참석자들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당초 전원위는 늦어도 오후 5시면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오후 5시 50분까지 이어졌다.
전원위는 박은정 위원장 등 권익위 측 상임위원 7명과 외부 비상임위원 8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이날은 박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하는 등의 이유로 12명이 참석했다. 상정 안건이 의결되려면 참석자 중 과반인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기권표를 제외하면 최종안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지만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이루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5·10’으로 유지하자, 농축수산물만이 아니라 선물비 전체를 올리자, 최종안대로 가자 등 3가지 의견으로 엇갈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권익위는 전원위 의결이 이뤄지면 29일 최종안을 발표하는 ‘대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종안이 부결되면서 보고대회가 언제 개최될지도 불투명해졌다. 전원위는 2주에 한 번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의결이 시급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긴급 소집 형태로 다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줄줄이 잡혀 있던 일정이 모두 연기됨에 따라 농축수산업 종사자 등 시행령 개정만 고대한 이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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