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7시 40분 광주 서구 쌍촌동 광주상일여고 정문. 상일여고는 광주 제37 대학수학능력시험장으로 학교 입구 주변은 수험생들과 응원을 하는 고교생, 교사 등으로 북적였다.
갑자기 정문 안쪽의 학교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스포티지 차량이 정문 쪽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교사 2명과 응원전을 펼치던 학생 6명이 차량에 부딪쳤고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 8명은 찰과상을 입었다. 20m가량을 구르며 탄력을 받은 차량은 마지막으로 수험생 정모 양(18·고3)을 덮쳤다.
정 양은 차량의 뒷바퀴 사이에 몸이 낀 채 1m가량을 두세 번을 굴렀다. 정 양의 어머니는 사고 차량 유리창을 두드리며 “우리 아이가 깔렸다”고 울부짖었지만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이때 안타까운 상황을 목격한 시민 10여 명이 사고 차량 조수석과 조수석 뒤쪽에서 차체를 들어 올려 정 양을 구조했다. 정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양은 외상이 심했지만 수능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혀 오전 8시 40분부터 홀로 병실에서 수능을 봤다. 정 양은 수능을 치른 이후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사고 차량 기어를 중립에 놓고 제동장치(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시험감독관 함모 씨(31)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경사도가 1∼2도가량인 학교 주차장에 세워놨던 차량이 서서히 움직여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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