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수능 성적순으로 대학에 진학한다면 그저 높은 점수를 얻으면 끝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인문계
인문계 최상위권(평균 1등급)은 표준점수 1점 안에 500여 명이 몰려 있다. 수험생들이 매우 촘촘하게 몰리다 보니 대학에선 학생 선발을 위해 소수점까지 활용해 동점자를 가려낸다. 따라서 대학의 성적 산출방법으로 자신의 점수를 소수점까지 보고 다른 경쟁자와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문계 상위권 수험생은 학과나 모집단위보다 대학에 맞춰 진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선호하지 않는 학과라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높은 대학에 지원하려 한다. 이때 주로 지원참고표(배치표) 아래쪽에 있는 대학에 지원한다. 그러나 이번 정시모집에선 조금 위험할지 모른다. 올해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향지원 경향으로 보는 첫 번째 이유는 수능이 어려워서다. 일반적으로 수능이 어려울 때 수험생들의 하향지원 심리가 강해진다. 두 번째는 영어A로 빠져나간 인원이 많아 지난해 입시결과보다 자신의 성적이 낮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향지원 경향이 강해지면 배치표 아래쪽에 있는 모집단위에 지원하거나 대학을 한 단계 낮추고 배치표 위쪽에 있는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따라서 배치표 하단 학과와 상단 학과에 지원할 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중위권 수험생은 중위권 대학에서 A, B형을 지정한 곳이 많지 않아 유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이 지원전략의 핵심이다. 또 하나, 수능 성적 반영 때 표준점수를 활용하는지, 백분위를 활용하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를 테면 영어B에 10% 가산점을 주는 예를 살펴보자. 영어B에 가산점을 주기에 영어A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불리해질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꼭 그렇진 않다. 상황에 따라 백분위에 가산점을 받으면 영어A를 선택한 수험생의 점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때 A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보다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 위주로 지원 목표대학을 선택해 전략을 세우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연계
최상위권 대부분의 대학은 수능을 반영할 때 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최상위권 대학에선 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한다. 최상위권에 지원하는 수험생이라면 변환표준점수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뜻이다. 상위권 수험생은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맞춘다는 생각으로 공부해 영역별 성적편차가 큰 학생이 많다. 이 학생들은 특정 영역의 반영비율이 낮거나 반영하지 않는 모집단위를 눈여겨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홍익대는 ‘가’, ‘다’군은 국어A, 영어B 중 하나를 택하고 수학B와 과학탐구를 필수로 3개 영역을 동일한 비율로 반영한다. ‘나’군은 수학과 과학탐구만 반영한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은 다군에 지원할 만한 대학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다군에는 주로 자신의 점수대에 비해 낮은 성적대 대학과 모집단위에 지원한다. 이는 다군에 미등록 충원이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가, 나군에 비해 2∼3배 더 많은 추가합격이 이뤄진다. 중위권 학생은 수학B 지정 여부가 지원전략 수립의 핵심이다. 지난해에 비해 수학B를 지정한 대학이 늘어서다. 동시에 수학B에 응시한 수험생도 늘었지만 전년도 수학 가, 나를 모두 반영하던 대학이 B형을 지정하면서 수학A에 응시한 인문계 학생들이 교차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줄었다. 예년에는 가형만 반영하는 모집단위는 수리 가형과 나형을 모두 반영해주던 모집단위에 비해 성적과 지원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A, 국어B, 영어B에 응시한 수험생 21만5302명이란 잠재적 경쟁자가 사라지고 수학B 응시자끼리 경쟁하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대학에 지원율과 합격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학B에 응시했다면 다음 대학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가천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한성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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