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시킨 포항 지진]보관장소에 감시카메라 새로 설치
교육당국-경찰 교대로 밤샘 근무… 부정행위 대비 교실 재배치도 검토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교육당국에는 문제지를 지키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1992년 후기 대입 학력고사를 하루 앞둔 1월 21일 한 대학에서 문제지 도난 사건이 발생해 20일이나 시험이 미뤄진 전례가 있다.
현재 수능 문제지를 보관하고 있는 전국 교육지원청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보통 문제지는 체육관 강당 지하주차장 안 통제구역에 보관된다. 고사장별 분류까지 마친 상태로 고사장 1180곳으로 발송되기 직전 상태다. 경찰이 2명씩 배치돼 2∼6교대로 지키고 있고 교육부·교육청 지원 인력 및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짝을 이뤄 철통 보안 중이다.
사설 보안업체도 동원됐다. 서울 A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문제지를 보관 중인 장소에 보안업체가 감시카메라를 새로 설치하고, 전 직원이 2시간씩 교대로 24시간 지킨다”며 “일주일이나 밤샘 근무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B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보안업체 수요가 폭증해 사설 보안 인력을 구하지 못했지만 근무 인력을 늘려 24시간 근무조를 편성했다”고 전했다.
산간벽지가 많은 강원도교육청은 보안을 위해 문제지 회송을 결정했다. 16일 오전 도내 17개 교육지원청으로 배분된 수능 문제지를 7개 교육지원청으로 회송해 다음 주인 23일 수능일까지 일괄 보관한다. 제주도 역시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보관하던 문답지를 제주도교육청에 모아 보관하기로 했다.
이미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를 학교 및 교실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 부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전국 고사장을 다시 재배치하는 것은 혼란이 클 것으로 보고 고사장마다 교실 배치를 바꾸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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