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어려웠지만 최선 다해…푹 쉬고 싶어요”

일부 수험생들의 이른 퇴실로 재입실 소동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들이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시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2018.11.15/뉴스1

“1교시 끝나고 다들 재수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대학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 해서 스마트폰을 새로 사고 싶어요.”(설월여고 3년생 이모양)

고등학교 3년 동안 옥죄어왔던 시험에서 해방되어서일까.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광주 동아여자고등학교를 나서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수험생들은 웃으며 서로 격려했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을 독려하며 가파른 언덕길을 내려왔다.

정문은 8시간 가까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던 수험생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기 위해 모인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서로를 확인한 수험생과 학부형들은 두팔 벌려 달려가 그간의 고생과 갈등을 씻어버리는 듯 진한 포옹을 나눴다.

광주여고 3학년 이모양(18)은 “고3 되면서 엄마한테 짜증만 냈는데, 대학 가기 전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영화도 같이 보고 집안일도 도와야겠다”고 했고, 이양의 어머니 장모씨(45)도 “이제야 나도 해방된 기분이다. 앞으로는 딸에게 치이지만은 않겠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살레시오여고 3학년 김모양(18)도 “몇몇 과목에서 시간이 약간 모자랐지만 나머지 시험은 잘 본 것 같다. 시험이 끝났으니 일단 맛있는 저녁을 먹고 푹 자고 싶다”며 재빠르게 부모님 품으로 달려갔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치러진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본 한 수험생이 시험장을 빠져나오며 부모에게 안기고 있다.2018.11.15/뉴스1

수험생들이 시험 종료 20분이 다 되도록 퇴실하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져 기다리던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일부 수험생들이 답안지 확인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퇴실하면서 교실에 남아있던 수험생들의 발이 묶인 것.

한 시험감독관은 “답안지 매수와 응시인원 수가 일치하는지, 수험생들이 인적사항란과 필적확인란을 제대로 적었는지 확인 후 퇴실해야 하는데 일부가 먼저 나가서 재입실 요청을 한 것”이라며 “확인 결과 이상 없어서 퇴실조치했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