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숨쉬는 교육현장…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 장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6일 03시 00분


서울 서대문구 관내 동주민센터는 토요일만 되면 청소년들로 북적인다. 구청이 직접 나서서 청소년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토요동학교’가 열리기 때문이다. 토요동학교에 가면 동 별로 3D펜 수업, 고등학생 멘토와 초등학생 멘티가 함께하는 마을 학교, 고등학교 동아리가 함께하는 코딩 수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서대문구가 토요동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혁신교육지구사업’ 덕분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상생과 협력의 글로벌 교육혁신도시 서울’이라는 공동 비전을 선언하면서 2015년부터 시행됐다.

서대문구는 첫해인 2015년 7개 동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6년부터 현재까지 관내 14개동에서 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청소년코디도 선발해 배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북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가재울고 학생들이 동주민센터의 한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곳으로 디자인하고 직접 제작까지 하는 프로젝트도 운영했다.

북가좌1동 토요동학교 청소년 코디 박순우 씨는 “이 프로젝트에는 건축, 소품, 디자인 등에 관심이 있는 학생 10명이 참여해 청소년 전용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했다”며 “아이들이 중심이 돼 프로젝트를 진행한 만큼 교육적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마을 속 배움터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체험하게 하는 ‘달팽이학교’ 사업도 벌이고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무기력증 등으로 적응을 힘들어하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상이다. 학사 일정 안에서 학교 추천을 받아 3일 동안 마을배움터에서 심리적 지지와 관계 형성 강화를 위해 ‘뒤죽박죽 요리사’, ‘미디어아트’, ‘동양화’. ‘도예 페인팅’, ‘목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서대문구 관내 5개 중학교에서 6명씩 추천을 받아 진행했다.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교육을 잘 모르는 자치구에서 ‘낙인효과’가 있는 사업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 사례가 나타나면서 참여를 원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달팽이학교 추진단 문예진 대표는 “느리게 걷거나 때론 멈춘 것 같은 발걸음 안에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볼 줄 안다거나 세상의 평범한 일들이 남들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진흡 기자 jinhub@donga.com
#edu+#에듀플러스#교육#서대문혁신교육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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