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수학에서 처음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점이 초등학교 3학년 ‘분수’를 배울 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이 발표한 ‘초·중학교 학생 50명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수학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한 최초의 시점이 ‘분수’를 배울 때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학습 부진 학생들의 삶의 과정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추적하는 종단연구이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2년차 중간발표다.
지난달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발표에서도 우리나라 중고교생의 기초학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수학의 경우 다른 과목에 비해 기초학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을 알 수 있다.
초등 3학년 때부터 중고교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수학은 고도로 추상화된 학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 한 개와 배 한 개’가 있을 때 수학은 과일의 종류, 색깔, 크기, 맛 등 부수적인 것을 모두 걷어내고 ‘1+1’로 표현한다. 사물에 대한 묘사를 생략하고 기호만으로 되어 있는 게 수학이다.
이런 수학을 실제로 학습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초등학교 시절은 아이들이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리며 상상력을 키워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왜’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현재의 수학 교육은 의미를 가르치는 대신 공식을 외우게 한다. 이런 환경에서 학습한 아이들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수학에 흥미를 잃고 수학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방영되었던 TV 프로그램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S 명견만리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편에서 명견만리 팀과 ㈜이쿠얼키 조봉한 대표가 함께 진행한 한 가지 실험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수준의 개념을 조 대표가 개발한 새로운 학습 방법으로 4주 동안 가르쳐봤다. 공식이 아닌 블록과 그림 등 시각화 자료를 활용한 수업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수학적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그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수학 전공 대학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것도 더욱 빨리 풀어내는 것으로 그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방송 이후 조봉한 대표는 아이들이 추상화 뒤에 감춰진 수학의 진짜 의미를 발견하고, 수학적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모티브로 ‘인공지능수학 깨봉’이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수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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