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 3명 중 1명꼴, 전세계 30개국 해외 파견
국내 최초 국제하계대학 개설… 다양한 해외탐사 기회 제공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도영 씨(23)는 올해 초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와 서울 이화여대, 두 대학에서 진행된 학생 교류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이화여대와 미국 하버드대가 공동주최하는 ‘이화-하버드 칼리지 인 아시아 프로그램(EWHA-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 HCAP)’에 따른 것이었다. HCAP은 하버드대가 미국과 아시아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이화여대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파트너 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 대표로 참여한 김 씨는 “하버드대는 물론 함께 참가한 다른 아시아 파트너 대학 친구들과도 소통하며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콘퍼런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었고, 학교가 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인 만큼 이화여대생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다양한 글로벌 대학 교류 프로그램 지원
EWHA-HCAP 외에도 두 대학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또 있다. 여름방학에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한국학 수업과 팀 프로젝트, 지방 답사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이화 하버드 서머스쿨 프로그램이다. 두 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 또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하버드대는 국내 유일한 글로벌 파트너 대학으로 이화여대를 선택한 후 2006년부터 서머스쿨을, 2007년부터 아시아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공동 개최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첫 여성 총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가 2013년 명예 이화인으로 선정돼 이화여대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버드 옌칭 방문학자 프로그램(Harvard-Yenching Institute Visiting Scholars Program)도 운영되고 있다.
하버드대가 이화여대를 파트너 대학으로 선택한 것은 이화여대의 오랜 글로벌 전통과 우수한 교육역량 때문이다. 이화여대는 1886년 한국 최초 여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후 글로벌 종합여자대학으로 성장했다. 1971년 국내 최초 국제하계대학 개설, 1996년 세계 최초 여자 공과대학 설립, 1997년 국제대학원 개원, 2001년 국내 대학 최초 국제학부 신설 등의 성과로 해외에서 더 유명한 대학이 됐다. 이 때문에 글로벌 리더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이화여대를 빼놓지 않고 찾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2009년),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2009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2010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2015년),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2018년) 등이 이화여대를 방문했으며, 명예이화인 및 명예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이 외에도 86개국 1020여 개 해외 대학·기관과 다자간 교류 협정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교환학생 및 방문학생, 계절학기 프로그램 등으로 연간 약 30개 국가의 100여 개 대학으로 1000여 명의 학생들을 파견한다. 연간 3000여 명이 입학하는 점을 감안하면 신입생 3명 중 1명이 매년 해외에 파견되는 셈이다.
단과대학별 특성을 살린 해외파견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인문대에는 영문, 중문, 불문, 독문 등 어문계열 재학생을 한 학기 동안 해당 언어권의 교류대학에 파견하는 ‘PAGUS, ARS 해외학기(구 7+1 Abroad Program)’ 프로그램이 있다. 인문대는 홍콩 링난대와 함께 학부생 하계대학 프로그램, 박사과정생 해외 연구 방문 교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인문대 외에도, 경영대, 사회대 등 단과대학별 교환프로그램도 활성화 되어있다.
해외 유수대학과 공동·복수학위도 체결하여 대학원생을 파견해 글로벌 교육 기회를 넓히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립대, 클라크대,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 중국 베이징대, 프랑스 IESEG 경영대, 오덴시아 낭트 경영대 및 홍콩 이공대 등이 대표적인 협정 기관이다.
학기별로 운영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단기 방문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매학기 방학 중에 교수가 재학생들을 인솔해 해외 유수 대학 및 기관에서 수업, 세미나 등 해외 학습을 진행하는 ‘교수인솔 해외학습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올여름에도 다양한 전공별 교수 11명이 학생 110명을 인솔하여 스위스, 프랑스, 베트남,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교수인솔 해외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글로벌 인재로 성장 도와주는 프로그램
국제학과 오진환 교수팀은 WTO, OECD, 유네스코 등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파리의 국제기구 본부 및 관련 대학을 방문해 국제개발을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재조명해보는 기회를 가졌고, 물리학과 이상욱 교수팀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와 영국 에든버러대 등을 방문해 나노 및 바이오 사이언스 분야의 최첨단 연구 현황을 살펴보고 돌아왔다. 학생들은 “전공별 특성을 살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고, 덕분에 연간 2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도전정신과 추진력,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글로벌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한 해외탐사 프로그램 ‘이화 글로벌 프론티어’도 인기다. 2013년 시작해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하는 이 프로그램은 재학생들이 팀을 이뤄 탐사 주제와 계획을 수립한 후 해외 국제기구, 공공기관, 글로벌 기업, 대학 등을 방문, 탐사를 진행할 수 있어 경쟁률이 6대 1을 넘을 정도다.
이밖에도 해외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1971년 국내 최초로 시작한 국제 하계대학 프로그램은 한국학에 대한 관심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하계대학은 6월 말에서 7월 말까지 4주간 진행되는 세션 1과 8월 2주간 진행되는 세션 2 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한국학, 여성학 등 사회과학 과목들과 예체능 실기 과목 및 이공계 과목 등 다양한 분야의 영어 강의와 함께,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있다. 세션1 프로그램에는 본교 재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캠퍼스에서 글로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화여대 국제처는 해외 유수대학과의 단기 특별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스튜던트 파트너십(GSP·Global Student Partnership)’도 운영한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홍콩 중문대와 공동으로 ‘2019 Ewha-CUHK GSP’를 시작했다. 이화여대와 중문대 학생들이 7월에는 서울 이대 캠퍼스에서, 8월에는 홍콩 중문대에서 ‘아시아 문화와 정신의 연결(Connecting Culture and Minds in Asia)’을 주제로 학술 및 문화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국제처는 ‘Ewha-CUHK GSP’를 시작으로 프로그램 범위를 주요 대륙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교류 프로그램들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글로벌 교육을 오래 지속한 덕분에 글로벌 역량을 갖춘 우수 동문이 다수 배출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여성 최초로 미국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하란사 동문(이화학당 1895년 졸업)을 비롯해, 한국 여성 최초 미국 연방 노동부 차관보 전신애 동문(영문·1965년 졸업),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 신혜수 동문(영문·1972년 졸업), 한국 최초 외신지국장 출신 손지애 동문(정외·1985년 졸업), 여성 최초 외교부 UN과장 출신 오영주 동문(정치외교·1986년 졸업), 한국인 여성 최초 WHO 국장 강민휘(불문·1991년 졸업)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봉사와 글로벌 장학 프로그램
이화여대는 교수·학생 등 우수한 인적 자원을 해외로 파견하여 다양한 봉사와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화여대 공식 봉사단인 ‘이화봉사단’을 통해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에 많은 재학생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해외봉사는 교육봉사와 의료봉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육봉사단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 및 장애아동과 같은 소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미국에 있는 한국 입양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는 한국의 문화, 예술, 전통 등을 알리는 교육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지역사회 보건사업 및 의료봉사를 수행하고 있다. 봉사단 파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매년 지원자가 증가하여 해외 봉사단 선발에 8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캄보디아 이화사회복지센터를 설립하고 저소득 계층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글로벌 장학 프로그램은 외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여성교육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를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해 각 분야 전문가 및 21세기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Ewha Global Partnership Program)’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역량 있는 여성공무원을 집중 교육하는 석사 연수 과정인 ‘이화-코이카(Ewha-KOICA) 프로그램’도 운영 중인데, 2007년부터 지금까지 50개국 285명(277명 학위취득, 8명 수료)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여름에는 처음으로 스크랜턴여성리더십센터와 ‘스크랜턴-이화 리더십 프로그램’을 공동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화여대생을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 학생을 선발해 리더십을 기르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경험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이화여대는 헨리 루스 재단과 공동으로 미국과 아시아 이공계 여성 대학원생의 경력 개발과 상호교류를 위한 차세대 과학계 여성 리더 양성을 위한 국제 세미나 ‘이화-루스 국제 세미나’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여성의 교육 참여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던 조선시대에 한국 여성의 교육만을 위해 메리 스크랜턴 여사는 이화학당을 설립했다. 이화여대는 과거 한국 여성들이 받은 교육의 기회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여성들에게까지 확대함으로써 이화의 창립 정신을 확산하고 사회 공헌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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