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스스로’ 목표와 과정을 설계, 실천하는 IB 교육과정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3시 00분


경북대사범대부속중학교

경북대사범대부설중학교(경대사대부중)가 국내 국·공립 중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9월부터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중학교 과정(MYP)을 운영하고 있다. IB교육 과정이란 IBO가 인증하는 교육으로 학생 역량 강화와 평생학습을 강조한다.

이 교육은 그동안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3개 언어로만 진행됐지만, 대구시교육청이 교사 연수와 교육 시설 개선을 통해 IBO로부터 한국어 IB 교육 승인을 받음으로써 가능해졌다. 경대사대부중은 추가 학비 부담 없이 IB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장점 많은 IB 교육이 확산될지 주목받고 있다.

경대사대부중의 IB MYP는 모든 교과군에서 빅 아이디어와 탐구질문을 강조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한다. 이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활동을 중시하며 교과별 평가기준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IB MYP 프로그램 중 ‘커뮤니티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와 봉사에 중점을 둔 심층적인 탐구 활동이다. 학생 개인 또는 팀(3∼4명)을 이루어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하고 계획을 수립하여 지역사회에 실제로 봉사함으로써 권리와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의 자유학기 활동이나 창의적 체험활동과 유사하지만 차별화된 부분은 ‘학생 스스로’ 프로젝트의 목표와 모든 과정을 설계하고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깊은 수준의 성찰까지 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커뮤니티 프로젝트는 학생 자신이 모든 면을 관리해야 한다.

학생들은 3년간 IB MYP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종합적으로 적용해서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하며 교과 과정에 비해 높은 자유도가 주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1학년 홍지운 학생은 “‘왜’를 생각하고 나 스스로 고민해야 된다는 점에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구체적인 문제 시나리오와 역할(role)이 제시되었을 때 처음에는 문제 시나리오를 이해하는 것만 해도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정말 그 직업이나 책임을 진 사람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성취감도 크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학년 조혜민 학생은 “처음에 ‘우리 동네 리틀빅히어로’라는 제목이 적힌 과정 일지(process journal)를 받고, 커뮤니티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는 막연하고 나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활동 과정에 대해 계획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 공작소’라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우리 팀원들과 다양한 영상 기법을 공부하고 실습하는 것도 재미있고 북 트레일러 만들기 활동을 통해 학교 도서관 대출률을 높여서 학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1학년 양선빈 학생은 “우리 학교는 글쓰기를 가장 중시한다. 특히 체육처럼 글쓰기와 별로 관계없다고 생각한 과목에서도 활동 과정을 꾸준히 글로 쓰고 있다. 모든 수업에서 개념과 질문에 대해 많이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과목에서 배운 내용이 서로 융합하거나 연결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학교 서연아 교사는 “IB 수업을 통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가고 있다. 3월 초만 해도 ‘우리는 왜 학교에 다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자기 주변에 관심을 가지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관점에 따라 자기 의견을 이야기한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야말로 IB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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