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 개교한 미국 유타주의 주립대학인 유타대는 2002년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캠퍼스가 있다.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QS가 선정한 세계 상위 100위권 대학이며, 로이터통신이 최근 선정한 혁신적인 세계 대학 중 38위를 기록했다.
유타대는 2014년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아시아 캠퍼스를 개교해 미국 솔트레이크 캠퍼스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본교와 같은 졸업장을 수여한다. 개교 5주년을 맞은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 속한 500여 명의 재적 학생 가운데 현재 100여 명이 미국 솔트레이크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다. 졸업반은 1년 동안 유타대에서 자신의 전공을 배운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정안숙 심리학과 교수(사진)는 연구 활동과 업적이 뛰어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암 환자와 보호자 및 가족 간 역할 분담, 간이식 관련 심리역동 연구 등 다양한 심리학 연구를 진행했으며, ‘암이 환자와 가족에게 의미하는 것’ 등 15편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심리학과 학과장인 정 교수는 특히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정 교수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솔트레이크 캠퍼스와 마찬가지로 학생의 꾸준한 연구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심리학과 학부생들은 석·박사과정에서나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타대 심리학과 교과 과정은 학생에게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미국 심리학회의 공인을 받은 학과답게 딱딱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전공 필수과목을 공부하면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각자의 삶에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즉각 연결하도록 한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25명 정도의 학생이 강의를 듣는 ‘작은 교실’도 학생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작은 교실’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르침을 주고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는 토론을 상시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학생의 학업에 필요한 언어·문화·사회·재정적 지원에 이르기까지 유타대는 학생들을 능동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심리학은 연구 없이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는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면에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심리학과 학생들은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어 경쟁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이나 미국 대학의 심리학과의 경우 대부분 대학원을 중심으로 연구를 병행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연구 참여 기회’는 대학원생이나 소수의 우수한 4학년 학생이 독점하는데, 유타대 심리학과는 다른 대학과 달리 2학년 때부터 연구 참여가 가능합니다.”
공동체심리학을 전공한 정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7개의 연구 과제에 학부 학생들을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문헌 고찰을 비롯해 자료 수집, 자료 분석, 논문 작성에 이르기까지 연구의 전 과정을 분담해 역할을 나누고 있다. 이런 연구 분위기는 학부 학생들의 연구 의욕을 자극하게 된다. 현재 진행되는 심리학 연구 2건은 학생 개인이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최근 암 환자와 배우자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연구팀과 공동으로 발표한 것이다. 전국 11개 기관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 439명을 분석한 것으로 암 환자는 암 투병에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부터 신체활동, 경제적, 정서적 지원은 물론 병원 방문, 식사 준비까지 배우자에게 맡기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난민을 비롯해 이민자 가정 청소년, 북한이탈주민이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는 인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루게릭 및 다발성경화증을 앓는 환자와 가족에 관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정 교수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한국에 있는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국제 시민으로서의 소양과 감각을 갖춰 나가고 있다”며 “유타대가 다양한 연구 관련 지원에 헌신적인 만큼 수년 내에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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