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국어교육연구소, “지문의 특정 독해 요소들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습관 가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03시 00분


이감국어교육연구소 - 수능 국어의 학습 방법과 원리

국어 시험의 평가 분야는 크게 독서(비문학), 문학, 화법·작문·문법으로 나누어진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오답률 상위 10문제 중에 8문제가 독서 분야에서 나왔다. 나머지 2문제는 문법 분야였고 문학에서는 오답률 상위 10문제에 해당하는 문제가 없었다. 비단 작년도 수능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10년간 수능의 오답률 통계를 보더라도 오답률 60% 이상의 고난도 문제는 독서 쪽에 편중되어 있다.

물론 시험의 경향은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국어 시험의 이런 경향도 앞으로의 수능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분야의 국어 공부를 고루 충실히 해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경향을 간과할 수 없으므로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면 독서 지문 독해력을 배양하는 것을 공부의 우선순위로 삼는 것이 좋겠다. 따라서 이번 기획 기사는 독서 공부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문학, 화법·작문·문법 학습 원리는 앞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수능 국어에 필요한 독해력이란

그러면 국어 독서 지문을 잘 읽기 위한 독해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모든 독해 시험은 주어진 지문의 정보에 대한 이해력과 장악력을 측정한다. 국어 시험도 그런 측면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의 기출 문제에 드러난 국어 시험은 특정한 정보 요소에 특별히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시험이었다. 이 특정한 정보 요소는 수험생 입장에서 읽어내야 할 정보 요소이므로 ‘독해 요소’라고 부를 수도 있다.

수능 국어는 이 특정한 독해 요소를 중심으로 지문을 작성하고 이 요소들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한다. 그러므로 수능 국어를 준비하는 수험생 입장에서 ‘독해력이 좋아진다’라는 말은 ‘지문 속에 담긴 특정한 독해 요소들에 에너지를 집중할 줄 아는 좋은 습관을 갖게 된다’라는 뜻이 된다.

독서(비문학)의 독해 요소 - 주제, 구조, 개념,관점 등


숲도 보고 나무도 봐야 하듯이, ‘독서’에서는 지문의 큰 틀을 조망할 수도 있어야 하고 각 부분에 흩어져 있는 독해 요소들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도 있어야 한다. 숲에 해당하는 독해 요소는 ‘주제’와 ‘구조’이다. 주제는 내용적인 측면에 해당하고 구조는 형식적인 측면에 해당한다.

주제(구조)가 특정 부분에 숨어 있다가 단번에 눈에 띄는 식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주제(구조)는 각 문단에 흩어져 있는 여러 독해 요소들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읽은 내용들이 누적되어 파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숲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는 나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지문을 앞에 두고 한 문장씩 읽어가야 하는 수험생 앞에 처음 보이는 것은 숲이 아니라 나무이기 때문이다. 나무에 해당하는 독해 요소에는 대표적으로 ‘개념’과 ‘관점’이 있다.

최근 국어 시험은 유독 개념과 관점 요소에 집중하는 출제 경향을 보인다. 국어 독서 지문은 수험생이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을 서술하는 글이 아니라 이전에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그 개념과 관련된 심화된 논의를 펼치는 글이다. 따라서 개념 요소는 독서 지문의 가장 중요한 독해 요소이다. 독서 지문에서 개념을 장악하지 못하면 출제자가 의도한 논의의 흐름을 좇아갈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념’ 요소 다음으로 ‘관점’ 요소도 중요하다. 하나의 쟁점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견해, 주장, 이론, 입장 따위를 ‘관점’이라고 부른다. 수능 국어에서는 복수의 관점을 제시하고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어떤 쟁점이나 대상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키는 글이 많으므로 관점 요소를 파악하는 능력도 수험생이 길러야 할 독해력의 하나이다.

가령 2020학년도 수능 국어 인문 제재에서는 ‘조건화 원리’라는 개념 요소가 등장한다. 이처럼 국어 독서 지문은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이 아니라 이전에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논의를 진행하는 글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지문에서 새로 주어지는 개념을 찾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여 지문에 딸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20학년도 수능 국어 인문 제재에는 ‘관점’ 요소도 등장한다. 이 지문은 ‘전통적 인식론자’와 ‘베이즈주의자’의 관점을 대비하는 글이기도 하다. 베이즈주의자의 관점을 설명하는 게 이 지문의 목적이지만 전통적 인식론자의 관점과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그리고 이 지문에 딸린 문제들을 보면 두 관점의 차이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풀리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독서에서 스키마(배경 지식) 요소도 무시 못해

주제, 구조, 관점, 개념 등은 수험생이 지문 자체에서 읽어내야 하는 독해 요소이다. 한마디로 지문에 쓰여 있는 내용 그대로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과 관련된다. 그리고 수능 국어 시험은 지문 밖의 별도로 암기된 내용이 아니라 지문 자체의 내재적 요소에 충실하게 문제 출제를 한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수험생은 지문 자체를 충실하게 읽고 문제 풀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수험생에 따라 어휘력, 배경 지식 등에 있어 차이가 심한데, 이런 스키마 요소가 지문 독해에 주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 글도 아는 만큼 읽힌다. 문과 학생이 상대적으로 과학, 기술 지문에 약하고, 이과 학생이 상대적으로 철학, 경제, 법률 지문에 약한 것도 개인 간의 스키마 차이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독서 지문은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제재가 출제되고 있지만 최근 기출 문제를 살펴보면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출제되는 제재 요소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2020학년도 수능 사회 지문에서 ‘바젤 협약’에 대한 글이 출제됐는데, 최소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도록 하여 금융 회사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작년 6월 모의평가에서도 다루어졌던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장과 금융의 안정을 위한 정부의 통화 정책이나 금융 정책은 최근에 자주 출제되는 요소여서 얼마든지 출제가 예상되는 제재였다.

그러므로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독서 제재에 대해서는 관련된 다양한 지문을 학습하여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EBS 연계 교재에 나온 제재가 변형되어 출제된다는 점도 유념해야겠다. 2020학년도 인문 지문에서 출제된 ‘베이즈주의의 조건화 원리’는 작년 EBS 교재의 ‘베이즈 정리’에서 연계된 내용으로 이감 모의고사나 주간 학습지 ‘간쓸개’를 통해 변형 지문을 많이 접해 봤다면 빠르고 읽고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다.

구분 동작에서 연속 동작으로

25m 길이의 풀장을 수영해서 가려면 연속 동작으로 팔과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처음에 수영을 배우는 입장에서는 팔 동작 하나부터 구분 동작으로 연습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문에 담긴 다양한 독해 요소가 한꺼번에 자유자재로 처리되는 것이 수험생의 목표이다.

처음에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낱낱의 독해 요소를 구분해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나의 지문에는 개념, 관점, 주제, 구조 등의 독해 요소가 고루 담겨 있을 수 있지만, 첫 주는 개념 요소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공부를 하고 그 다음 주는 관점 요소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식의 공부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특정 독해 요소가 몸에 밸 때까지 구분 동작으로 공부하다 보면 특정 독해 요소에 대해서는 확실히 자신감이 붙게 된다. 사실 국어를 제외한 다른 모든 과목의 공부가 이런 구분 동작 연습으로 시작된다. 국어도 그렇게 구분 동작을 연습할 수 있는 교재가 있다면 구분 동작부터 연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구분 동작을 연습하고 나서는 연속 동작으로 잘 되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속 동작의 점검은 개별 지문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실제 시험 시간인 80분의 모의고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모의평가 한 달 전이나 수능 시험 두 달 전부터는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훈련함으로써 구분 동작에서 배운 것들이 연속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물론 연속 동작을 해봄으로써 자신의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그 특정 독해 요소에 대해서는 구분 동작 연습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시험 현장에서 연속 동작으로 문제를 풀 것이므로 국어 공부를 할 때 매번 연속 동작으로만 공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즉 모든 지문과 문제를 처음부터 그냥 쭉쭉 풀어나가는 것만으로는 독해력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쁜 수영 동작으로 계속 풀장을 왔다갔다만 하면 그저 나쁜 수영 동작이 몸에 밸 뿐이다.

이감 학습지 ‘간쓸개’의 학습법과 구성

수능 국어 공부의 1차적인 학습 자료로는 수능 기출문제가 있다. 그러나 기출문제가 채워줄 수 없는 부족한 부분도 있으므로 ‘간쓸개’를 병행하여 공부함으로써 이를 보완하는 것이 좋다. 기출문제는 국어 지문과 문제 형태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므로 수험생이라면 기출문제를 1회독 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지난 20여 년간 기출문제는 지문의 소재와 문제 형태에 있어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경향의 지문과 문제를 발굴해 출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근 몇 년간의 기출문제가 현재 실시되는 수능시험의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제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기출문제만 가지고 공부하기에는 최신 경향의 기출문제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최근의 기출 경향을 최대한 반영한 기출문제급의 문제들을 통해 양적으로도 풍부하게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간쓸개’는 최근 5년간의 기출문제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여 만든 문제들로 구성된 주간 학습지이다. 기출문제를 통해 문제 형태를 맛보고 나서는 ‘간쓸개’를 통해 비슷한 제재의 지문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충분히 풀어보는 것이 유익하겠다.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는 학생들이 주로 연도별로 문제를 풀거나 장르별로 문제를 푼다. 수능 문제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라도 수능 문제를 익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단기간에 더 높은 성과를 얻기 위해 국어 공부는 좀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독해 요소별로 쪼개서 구분 동작을 연습해 본다든지, 혹은 특정 제재와 관련된 지문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것과 같은 효과적인 방법들이 더 있다. ‘간쓸개’는 이와 같은 좀 더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에듀플러스#교육#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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