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읽고, 생각하고… 이번 방학엔 봉사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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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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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와 나를 찾는 ‘봉사’ 원하니? 신문 펼쳐 길을 찾아봐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여름방학을 맞아 봉사활동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문에서 해답을 찾으세요. 신문을 읽으면 봉사활동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생생하게 접하고 익힐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문을 활용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개발돼 여러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문활용교육(Newspaper In Education)의 지평을 넓히고 봉사활동의 내실을 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문활용 봉사활동’이지요.

1. 봉사는 여유 있어야 한다?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 책따세 대표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 책따세 대표
봉사활동을 여유가 생기면 하는 일이라고 오해하지 마세요. 시간을 대충 때우는 식으로 소중한 기회를 낭비해도 곤란합니다. 봉사활동은 적성과 진로, 흥미를 탐색하면서 자신의 삶을 의미 있고 소중한 순간으로 꼭꼭 채우는 행복 만들기입니다. 학교에서도 자발성 이타성 공익성 무보수성 계획성 지속성 집단성 단체성 조직성 같은 봉사활동의 교육적 가치에 눈뜨며 봉사학습(Service-Learning)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듯이 신문에는 봉사활동과 관련한 기사가 많이 실립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따뜻한 세상 만들기는 신문이 지향하는 가치와 잘 어울리니까요. 이런 기사는 사회면이나 인물면에 자주 나옵니다. 동아일보 7월 18일자 A31면에는 ‘봉사하는 삶, 세상을 밝힌다’는 사설이 보이네요. 잠깐 읽어볼까요?

“평생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양손을 잃고도 염전을 갈아 어려운 이웃을 보살핀 장애인, 쪽방촌을 찾아다니며 삶이 힘겨운 이웃을 돌보는 기간제 간호사…. 아름다운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15일 국민추천포상을 받은 24명 중 대부분은 우리 이웃의 평범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기부와 봉사의 수혜자가 될 법한 이들도 상당수여서 남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라야 봉사하고 기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시간과 여유가 없어 남 도울 엄두를 못 낸다는 흔한 핑계를 부끄럽게 하는 봉사의 삶이었다. 이번에 독립국가가 된 남수단에서 신부이자 의사로서 기아와 질병을 구제하다 대장암으로 숨진 이태석 신부의 어머니 신명남 씨(89)의 얼굴은 성자처럼 평화스러웠다. 기부와 봉사는 아무리 그 뜻이 숭고해도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봉사하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몇 배나 크다’고 말한다. 봉사는 어찌 보면 이타심과 이기심을 함께 충족시키는 드문 덕목이다. 마음을 비운 봉사는 일상의 이해(利害)에 매몰된 사람들에게 덕지덕지 달라붙은 욕심의 군살을 덜어내는 행복감을 안겨준다.”
동아일보 7월 18일자 A31면.
동아일보 7월 18일자 A31면.


2. 우리 손길이 필요한 곳 찾기

이 글을 읽으니 여러분도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죠? 봉사는 돈이 많아야, 시간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부자가 아니어도, 아무리 바쁜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봉사활동이 필요한 대상을 찾고 스크랩해보세요.

봉사활동이라면 서류 복사나 우편물 분류 같은 일손 돕기, 청소하기 같은 환경·시설 보전활동을 먼저 떠올릴 겁니다. 봉사활동의 범위는 이보다 넓습니다. 위문, 캠페인, 자선·구호, 지도, 지역사회 개발, 기타 등 크게 여덟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봉사의 유형은 직접봉사, 간접봉사, 시민행동(Citizen Action) 등 세 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신문은 여론을 선도하는 매체입니다. 신문기사는 국가정책을 바꾸거나 시민의식을 키우기도 합니다. 봉사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신문을 만들어 보세요. 장애인 신문, 다문화가정을 위한 신문, 봉사활동을 주제로 하는 특별신문 등 여러 형식으로요.

각자의 관심과 흥미를 중시하면서 진로와 관련짓는 봉사신문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면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좁게는 캠페인 활동, 넓게는 봉사활동 전반으로 이어진답니다. 신문을 만들면 관련 분야의 지식과 정보, 인물을 좀 더 많이 알게 됩니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골라 봉사신문을 만들 때 필요한 기사의 제목과 종류, 형태를 정리해 보세요.
3. 봉사활동을 담은 신문 제작도

봉사활동을 주제로 신문을 만들었다면 해당 분야의 시민단체나 관계기관의 홈페이지에 시민의 목소리 같은 형식으로 원고를 보내거나 제보를 하세요. 열심히 만든 봉사신문은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꿉니다.

제가 근무하는 서울 숭문고에서는 ‘숭문따봉’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따봉’은 따뜻한 봉사활동이라는 뜻입니다. 유니세프 같은 외부 단체나 기구, 비정부기구(NGO), 지방자치단체가 학교를 찾아오는데 방과 후나 방학 때는 봉사활동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숭문고 홈페이지의 따봉 코너(jongsuks.com/soongmoon)에서 읽어보세요. 예를 들어 봉사활동에 대한 국내외 소식, 문서 사진 영상자료, 세계의 봉사활동, 관련 책 읽기 등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봉사활동을 주제로 신문도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런 활동과 스크랩 자료 기부를 캠페인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는 협약을 숭문고와 맺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내용을 알고, 자료를 올리고, 봉사활동으로 인정받고. 신문을 읽으니 세 가지 좋은 점이 있네요. 신문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읽어야 하는 이유를 또 하나 찾은 셈입니다. 무더운 여름, 우리 모두 신문과의 여행을 떠나기로 해요.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 책따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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