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읽고, 생각하고…사진보며 사고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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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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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울림… “보이지 않는 사진 밖 세상과 대화해보세요”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일주일에 한 번 실시되는 주제발표 토론수업에서 발표자의 의견을 듣고 비판적 시각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매우 우수하였다. 매회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총 7회의 질문활동이 ‘매우 탁월함’ 평가를 받았다. 1학년 수업을 진행한 9개 반 330명 중에서 1등에 해당하는 토론 실력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신문의 보도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지금까지도 가정에서 토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현재 토론 실력의 원천이 되었다. 이 학생의 토론 실력은 대학교 1학년 수준에 버금간다.2011.7.8 지도교사 강방식》

강방식 서울 동북고 교사 EBS논술 강사
강방식 서울 동북고 교사 EBS논술 강사
제가 가르치는 ‘도덕’수업을 마무리하면서 1학년 5반 양지수 학생의 생활기록부(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적은 내용입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자료가 아닐까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기초를 탄탄히 다진 셈입니다.

오늘은 사고력을 향상하는 여러 방안 중에서 쉬우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생활기록부의 내용처럼 신문의 보도사진을 활용하여 공부하는 사진활용교육(Photography in Education)입니다. 이미지와 영상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분야입니다.

문자로 뭔가를 쓰는 데 익숙지 않은 요즘 학생에게 사진은 편안한 교육도구입니다. 사진을 활용하는 교육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가능합니다. 첫째, 어떤 주제를 정해 직접 사진을 찍고, 이에 대한 생각을 글로 쓰는 방식입니다. 둘째, 사진을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탐구하는 방식입니다. 오늘은 후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해요.

1. 보도사진 보고 토론하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V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보도사진전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모습. 세계보도사진재단과 동아일보사, YTN이 공동 주최한 행사로 28일까지 계속된다. 동아일보DB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V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보도사진전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모습. 세계보도사진재단과 동아일보사, YTN이 공동 주최한 행사로 28일까지 계속된다. 동아일보DB

보도사진은 우리가 사는 사회나 세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이미지로 만든 기록물입니다. 이미지는 공간의 제한 때문에 사건 전체를 보여주기 힘듭니다. 어떤 일이 왜 발생했고 과정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전체가 아닌 일부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진이 전체의 3분의 2만 보여준다고 가정해보죠. 여러분은 사진을 천천히 보면서 사진에 나오지 않는 나머지 3분의 1을 찾으려고 노력하세요. 이런 과정에서 사고력이 몰라보게 향상됩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독창적으로 제시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동아일보가 주최한 ‘세계보도사진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서 지난달 28일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지구촌에서 발생한 의미 있는 사건과 현상을 다룬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는데 28일까지 계속됩니다.

대상을 받은 사진은 ‘코를 베인 아프가니스탄 여인’입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누구일까, 언제 생긴 일인가, 누가 저런 짓을 했을까…. 사진만 보면 궁금한 점이 계속 떠오를 겁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사진 아래 설명을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으면 여성 문제, 인권 문제, 문화 다양성과 관련한 지식이 풍부해집니다.

이번에는 투우 사진을 함께 보기로 해요. 국가문화유산으로 채택하려는 정부, 소를 싸우게 하는 투우(鬪牛)가 아니라 소를 죽이는 살우(殺牛)이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로 나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사진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론주제로 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2. 아는 만큼 보인다

제가 13년 전, 일본을 여행했을 때 세계보도사진전을 처음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이라는 우물 안에서만 세상을 인식했던 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여름이 되면 빼놓지 않고 전시회를 찾아다닙니다. 학습자료를 구하고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인연으로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올해 ‘세계보도사진전’ 행사에서 중고교 학생을 위한 특강(통합논술적 시각에서 풀어보는 세계보도사진전 이야기)을 맡았습니다. 지난주 토요일(13일)의 제목은 ‘여성 인권의 현실과 개선책에 관한 다각적·독창적 분석’이었습니다.

장효지 학생(경기 성남시 낙생고 2년)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깊이 있고 다채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고, 사진에 나온 세계 각국의 사건들이 나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사진은 현재진행형의 사건을 생생하게 다룬 기록입니다. 세계와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한 나, 그리고 한국의 모습을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20일)에는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도덕적 접근법의 장·단점 분석’을 주제로 특강이 열립니다.

보는 만큼 아는 것이 아니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내가 사는 사회, 우리가 만든 국가, 인류가 모인 지구촌이 말이죠.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퍼즐이 하나씩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사진을 통한 세상 여행, 우리 함께 떠나볼까요.

3. 세계보도사진전 통합논술특강

인터넷 홈페이지(www.donga.com/wpp)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150명으로 참가비는 3만 원(관람료 포함)이다. 참석자가 주제와 관련된 글을 800자 내외로 작성해 e메일로 보내면 선착순 30명에 한해 첨삭해준다. 첨삭지도 1만 원. 02-361-1423

강방식 서울 동북고 교사 EBS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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