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대한민국 NIE대회 교과부장관상 교사3인의 지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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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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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관련 기사 찾아… 토론하고 답변 보완… 대입면접 연습에 ‘딱’

신문활용교육(NIE)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끌려면 ‘2011 대한민국 NIE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는 교사들의 지혜를 배우자. 김준성 광주 염주초교 교사는 매일 아침 신문 스크랩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왼쪽). 정미애 대구 경상중 교사는 기사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보게 하고(가운데), 김지선 안산 동산고 교사는 신문 스크랩을 통해 수시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시킨다. 김준성 정미애 김지선 교사 제공
신문활용교육(NIE)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끌려면 ‘2011 대한민국 NIE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는 교사들의 지혜를 배우자. 김준성 광주 염주초교 교사는 매일 아침 신문 스크랩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왼쪽). 정미애 대구 경상중 교사는 기사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보게 하고(가운데), 김지선 안산 동산고 교사는 신문 스크랩을 통해 수시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시킨다. 김준성 정미애 김지선 교사 제공
《어떻게 하면 신문활용교육(NIE)을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해법은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여는 ‘2011 대한민국 NIE대회’에서 찾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는 김준성 교사(광주 염주초), 정미애 교사(대구 경상중), 김지선 교사(경기 안산 동산고)가 제안하는 NIE 지도방법을 소개한다.》
■ 광주 염주초 김준성 교사
사회수업 토대 신문제작 ‘흥미 100배’

광주 염주초 4학년 2반 학생들은 사회의 각 단원이 끝날 때마다 신문을 만든다. ‘우·행·빛 신문’. 우리가 만들어 가는 행복한 빛고을 신문이란 뜻이다. 김준성 교사는 사회수업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신문 만들기를 기획했다. 김 교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지역 뉴스를 취재해 기사를 쓰게 하니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신문은 대략 한 달마다 나온다. 전체 학생을 6개 팀으로 나눠 각각 신문을 만들도록 한다. 각 팀은 사회생활부 자연과학부 문화예술부 광고편집부 등 4개 취재부서로 세분했다.

각 팀은 취재계획서를 먼저 작성한다. 계획서를 바탕으로 취재한 뒤 사절지에 신문을 만든다. 직접 기사를 쓰고, 사진이나 그 밖의 자료를 붙이고 색깔 펜으로 꾸민다. 신문이 완성되면 서로 돌려가며 읽고 평가한다. 매달 ‘기사왕’도 선정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의 신문 제작 능력도 좋아지고 있다.

김 교사는 “설문조사 결과 우·행·빛 신문 만들기를 한 후 학생들의 사회교과에 대한 흥미가 18.5%에서 88.8%로 높아졌다”며 “신문에 대한 친숙도는 14.8%에서 100%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최현준 군은 “신문을 스크랩하고 직접 만들어보면서 모르는 단어도 알게 되고 글쓰기 능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처음부터 신문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우선 신문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8시 반부터 30분간 김 교사의 책상 위에 있는 신문을 갖고 가서 스크랩한다. 스케치북에 기사를 붙이고 난 후 △새로 알게 된 점 △궁금한 점 △낱말 및 어휘를 함께 적어 넣는다. 작업이 끝나면 토론이 이어진다.

교실의 뒤쪽 벽에는 ‘와글와글 신문 토론’ 게시판이 있다. 김 교사가 신문에서 찾아낸 쟁점을 붙여놓으면 학생들이 틈날 때마다 의견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토론이 이뤄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 매립장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민의식은 문제가 있다’는 주제에 대해 정예은 양은 ‘자신의 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와 땅값이 하락하고 악취가 날 것을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 대구 경상중 정미애 교사
공연일정+리뷰로 음악달력 만들어


대구 경상중 2학년 학생들에게 음악시간은 단지 노래만 부르는 시간이 아니다. 신문을 통해 세상의 최근 흐름을 읽는 시간이기도 하다. 정미애 교사는 “신문을 통해 음악을 더 넓게 공부할 수 있다. 교과서에 실린 몇 년 전 지식을 익힐 수도 있고, 최신 뉴스까지 폭넓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을 활용한 음악수업은 총 14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음악 캘린더 만들기’는 신문을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한 달간의 공연일정표를 만드는 수업이다. 2학년 3반 이수미 양은 8월 달력을 만든 뒤 △3일 오후 8시, ‘약 일래라 토끼 간이 약 일래라’ 경주보문야외공연장 △5∼7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12∼28일, 2011 대구국제재즈축제 △18∼28일, 2011 전국 대학 뮤지컬 페스티벌 등을 채워 넣었다. 정보는 모두 신문의 문화면에서 얻었다. 여기에 공연 리뷰 기사까지 스크랩해 넣으면 완벽한 음악달력이 된다.

학생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주제는 기사에 나온 정보와 교과서를 비교하는 ‘플러스 마이너스 작업하기’다. 최신 내용은 보충하고 오래됐거나 고칠 부분은 빼는 식이다. 한 학생은 동아일보 8월 18일자 A22면에 나온 ‘한국의 거장과 중국의 샛별이 만나다’란 기사를 스크랩한 뒤 첼리스트 정명화(67)와 중국 피아니스트 천윈제(31)에 대한 최신 정보를 찾아 적어 넣었다. 이번 한중수교 19주년 기념 음악회가 클래식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신진 연주자를 한국에 소개하고 두 나라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했다.

‘이럴 땐 이런 음악’도 흥미진진하다. 시사 이슈 가운데 한 주제를 신문에서 정한 뒤 그 주제에 적합한 음악을 고른다. 한 학생은 ‘등록금 분노 트위터 타고 활활’이라는 기사를 보고 가장 어울리는 노래로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선정했다.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란다.

이 밖에 ‘편곡해보기’는 학생들이 가사를 직접 만드는 코너다. 신문을 보면서 주제를 정한 뒤 각자 알고 있는 곡에 맞춰 가사를 쓴다.
■ 안산 동산고 김지선 교사
기사 읽고 반박의견까지… 생각 ‘쑥쑥’

안산 동산고 학생들은 대학 수시전형의 입학사정관전형 준비를 신문으로 한다. 김지선 교사는 “주요 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인원이 늘었는데 이에 대비하려면 학교도 면접이나 구술고사 훈련을 해야 한다. 시사이슈와 다양한 정보, 전문가 의견이 고루 담긴 신문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도구”라고 말했다.

NIE 수업은 방과후 학교에서 이뤄진다. 대학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대상이다. 수업의 기본은 신문 스크랩. 노트에 기사를 붙여가며 스크랩을 하되 두 종 이상의 신문을 활용한다. 전공과 관련된 기사도 찾아 붙인다. 기본작업이 끝나면 전공·학과별로 나뉘어 스크랩한 기사에 관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사교육비 총규모(20조9000억 원)를 2월 발표할 때 “10년 만에 총액이 처음으로 줄었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24만 원)는 2009년보다 2000원 감소했다”고 밝혔던 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은 △정말 사교육비가 줄어들었나 △사교육 과열 양상도 주춤해졌나 등의 질문을 뽑았다. 이어 토론이 벌어졌다. “지난해 학생 수가 21만 명 줄었고 경기침체로 가계부채가 8%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비는 감소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구소득이 높고 학생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사교육비 지출 규모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은 점은 여전하다”는 결론도 나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마주칠 면접이나 구술고사를 준비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모의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면접관이 된 학생이 지원자에게 스크랩한 기사와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답변을 받으면 추가 질문을 한다. 이 모의면접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한다. 이후 김 교사와 함께 어떤 점이 잘됐고 부족했는지 평가한다.

신문 스크랩한 것들을 차곡차곡 모으면 수시전형 때 대학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사는 “신문은 입학사정관전형 대비의 시작과 끝이다. 심화된 지식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토론 과정에서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과 표현력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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