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서평 읽고 ‘나만의 책표지’를 그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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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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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로 떠난 61人 ▼
탐험가의 눈 퍼거스 플레밍, 애너벨 메룰로 엮음 정영목 옮김


왼쪽 서평 4개 중 하나를 골라 읽고 ‘나만의 책표지’를 완성해보세요
왼쪽 서평 4개 중 하나를 골라 읽고 ‘나만의 책표지’를 완성해보세요
18세기 이후 탐험가들은 더 좋은 자원을 얻으려는 욕심보다는 순수한 과학적 연구를 위해 탐험하기 시작했다. 연구의 과정과 결과를 알리기 위해 글과 그림으로 탐험기를 엮는 일도 많아졌다. 이 책은 탐험가들이 직접 쓰고 그린 것을 묶은, 탐험의 기록이다.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탐사한 18세기 자연과학자 조지프 뱅크스(1743∼1820)부터 기구를 타고 세계를 일주한 베르트랑 피카르(53)까지 탐험가 61명이 전하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진다.
▼ 원소 주기율표에 실린 역사 ▼
사라진 스푼 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

원소 주기율표 31번인 갈륨은 실온에서는 고체이지만 섭씨 29.8도에서 녹는다. 장난기 있는 과학자들은 갈륨으로 찻숟가락을 만들어 뜨거운 차와 함께 손님에게 내놓았다. 손님들은 찻잔에 담근 찻숟가락이 없어지는 걸 보고 놀라곤 했다. 과학교과서에만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기율표에 실린 원소들과 관련된 역사, 신화, 전쟁, 예술, 경제, 의학, 과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 태극기는 수천 년 전에 만들었다? ▼
개천기 박석재 지음


기원전 3804년 배달국에서는 1년이 360일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90일씩으로 나눴고 ‘월(달)’ 개념이 없었다. 천문을 연구하는 관직인 ‘천백’에 오른 해달은 천황(天皇)에게 “열두 달로 나누면 더 간편해진다”고 상소를 올린다. 우리 민족의 시초 배달국의 국가 정비 과정을 그린 소설. 천문을 통해 음양과 팔괘의 이치, 날짜와 시간 개념을 깨치며 이를 생활에 접목하는 진보적 지식인들의 노력을 그렸다.
▼ 나도 모르는 내 머리의 비밀 ▼
무한 공간의 왕국 레이먼드 탤리스 지음 이은주 옮김


뇌과학을 다루는 책이 넘쳐난다. 이 책은 좀 다르다. 원제부터 뇌(brain)가 아닌 머리(head)를 키워드로 던진다. ‘우리 어깨 위에 올려져 있는 것’(머리)이 과연 ‘우리 것’인가라는 당돌한 질문부터 던지고 시작한다. 복잡한 뇌과학 지식이나 낯선 신경이론 대신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땀 냄새, 그리스 고전의 전투 장면, 작곡가 스메타나의 이명(耳鳴) 등 역사와 예술 속 다양한 장면을 예로 들며 상식을 이용해 독자에게 머리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가을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단, 좋은 책을 골라 읽는 일은 마음을 살찌우니, 가을만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해야겠지요.

책을 고르고 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서점에서 책 향기를 맡으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책을 직접 고르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서평이나 추천사를 참고합니다. 신문의 서평(書評)을 참고해 읽을 만한 책을 찾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적극 권유하는 방법은 서평을 읽고 책을 고르는 일입니다. 서평은 말 그대로 책의 내용에 대해 평가한 글입니다. 신문이나 잡지 또는 학술지에 많이 실립니다.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나 뜻을 새겨가며 자세히 읽은 기자가 주로 집필합니다. 신문의 서평은 주말에 많이 실립니다. 휴일을 활용해 좋은 책을 읽도록 권하기 위한 신문의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해 전에 신문 스크랩 대회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을 심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초등학생이 서평을 꾸준히 스크랩한 뒤에 이를 참고해 책을 골라 읽고 독후 감상문을 쓴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신문의 서평을 활용해 여러분의 생각의 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해요.

1. 좋은 책의 감동 나누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고를 때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교양을 높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겠죠. 개인적으로 정성을 들여 읽은 책 중에서 감동을 받은 최고의 책이 한 권쯤은 있을 겁니다. 책을 통해 느낀 감동을 서로 나누는 활동이 활발하면 좋겠죠.

좋은 책을 고를 때 서평을 참고하면 별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서평이 쓴 약이 되거나 달콤한 초콜릿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 서평에 이끌려 책을 주문하기보다는 참고하되 자신이 직접 골라 읽고 판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동안 읽었던 최고의 책을 소개하거나, 어떤 내용에 감동을 받았는지를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글을 써보세요.

2. 서평으로 책 표지 꾸미기

서평을 읽고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이 중요하지만, 더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서평을 읽고 책의 주요 내용을 상상한 뒤에 표지를 디자인하는 겁니다. 서평에는 책 사진이 함께 실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서평으로 책의 표지를 꾸밀 때는 책 사진이 없는 서평을 고르면 됩니다. 서평을 읽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창의적 생각을 덧붙여 책의 표지를 재미있게 디자인하면 되는데요. 물론 서평의 내용과 동떨어지면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겠죠. 서평의 의미를 잘 전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책 표지를 디자인할 때는 앞면과 뒷면은 물론이고 옆면까지 해보세요. 책의 제목과 어울리는 글씨체를 만들어 보는 일도 재미있습니다.

3. 서평 제대로 읽기

서평은 거의 모두 사실과 의견이라는 문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책의 내용인 사실에 서평을 쓴 사람의 의견을 덧붙인다는 말입니다. 서평을 읽을 때 사실과 의견으로 가려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중심 문장에는 ‘F’(Fact), 의견을 전하는 문장에는 ‘O’(Opinion)를 붙여 읽다 보면 서평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밑줄을 치는 방식으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에는 빨간색, 의견에는 파란색 펜으로 밑줄을 그으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읽은 뒤에는 서평의 내용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봤는지 혹은 부정적으로 봤는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됩니다. 이 활동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서평의 가치 평가하기

서평을 쓰는 사람은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독자의 구매 욕구만 자극하는 상업성에 치우치지 않고, 좋은 책을 편향된 시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는 자세는 기본적인 자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우수한 글쓰기 능력, 탁월한 어휘력, 주제에 대한 경험과 배경 지식, 공정하게 책을 평가하는 진실성을 들 수 있습니다.

신문의 서평은 자질을 갖춘 전문가의 내공이 쌓여 나온 글이 대부분입니다. 신뢰성이 높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서평은 신문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터넷 공간에는 기준 미달의 서평이 많이 떠돌아다닙니다.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 신문의 서평과 비교하는 글을 써보세요. 좋은 서평의 기준으로 어떤 잣대가 필요한지 다음의 기준을 참고하세요. 이런 활동은 서평의 가치 평가에 국한된 게 아니라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키우는 지름길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5. 서평 확장으로 문화생활 즐기기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서평은 책에 대한 평가 글이지만, 이를 문화서평까지 넓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11월 10일자 A25면을 보면 국악, 춤, 오케스트라에 대한 공연 소개와 관련 소식이 실렸습니다. 이것이 모두 문화서평입니다.

이렇게 신문에는 책에 대한 평가만이 아니라 영화, 연극, 미술, 음악과 같은 여러 예술 장르를 소개하거나 평가하는 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글은 관람객을 위한 팸플릿 구실을 합니다. 공연의 내용만이 아니라 일정까지 자세히 소개하니까요.

문화서평은 공연을 못 본 사람에게는 공연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어떤 공연을 보는 게 좋을지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선택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도 하지요.

문화서평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연 관련 기사를 읽고 주요 내용을 만화로 그리거나, 공연의 줄거리를 상상한 뒤에 시나리오를 구성하면 됩니다. 자신이 못 본 공연이라도 상상력을 동원해 재미있게 꾸며 보세요.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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