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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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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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는 엄마모습 예뻐요

신문을 정기 구독하는 가구가 열 집 중 세 집이다. 직장에 다니는 아빠들은 회사에서 신문을 본다지만 주부들은 집에서 일부러 구독하지 않으면 신문 볼 일이 없다. 신문을 읽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다.

7, 8년 전쯤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열 집 중 다섯 집 정도는 신문을 보던 시절이었다. 딸아이를 데리고 동네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무료해 병원에 비치된 신문을 뒤적였다. 대여섯 살 먹은 남자 아이가 나를 보고는 “어! 여자가 신문을 읽네”라고 신기한 듯 말을 했다. 옆에 있던 아이 엄마가 창피했는지 야단치는 바람에 아이가 큰 소리로 울었다. 주위 사람들은 킥킥거렸다.

젊은 세대일수록 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신문 열독률이 높은 점을 보고, 나이 들면 신문을 읽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현재 신문을 가장 많이 읽는 50대와 60대는 젊은 시절에도 신문을 많이 읽었다.

신문왕국인 일본도 비슷하다. 1975년 일본에서 가장 신문 열독률이 높았던 연령층은 30대였는데(남자 80%, 여자 56%), 30년이 지난 2005년에는 60대(남자 73%, 여자 62%)로 나타났다. 나이를 먹어서 신문을 많이 읽게 된 것이 아니라 신문을 많이 읽던 세대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신문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 지금 신문을 읽지 않는 젊은이들이 나이 들어서 신문을 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뉴스미디어가 넘쳐나는 시대엔 더욱 그럴 것이다.

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잠시 문을 닫았지만 동아일보 신문박물관에 가면 신문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구경할 수 있다. 다양하고 재미난 신문의 용도에 공감하게 된다. 신문이 어렵고 지루한 매체가 아니라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신문 읽기는 습관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도 있다. 신문을 읽는 엄마의 등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엄마들이 “여자가 신문을 읽네”라는 말을 더는 들으면 안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신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회를 비판하고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생활의 정보와 이야깃거리와 감동 스토리를 얻는 습관을 키워주려면 엄마부터 신문과 친해지고 신문과 놀아야 한다. 엄마가 신문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NIE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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