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신음하는 지구,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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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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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곳곳 기후변화 이상현상… 기사 읽고 해법 찾아보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르헨티나 엘칼라파테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DB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르헨티나 엘칼라파테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DB
눈이 녹아 비로 변한다는 우수(雨水)가 19일이었습니다. 이날도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추웠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2월이 이렇게 추운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달 말 기온 역시 작년보다 1∼6도 낮아진다는 예보가 나왔습니다. 기후변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동아일보 2011년 11월 3일자 A6면에 관련 기사가 나오네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1일 공개한 기후변화적응 역량 강화를 위한 극한기상 위험 및 재난 관리에 대한 특별 보고서 초안을 통해 폭염과 산불 홍수 폭풍 등 극한의 기상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고위도 지역인 미 동북부 지역의 10월 눈 폭풍과 8월 이례적으로 허리케인 아이린이 이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것도 기후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는 이런 기후변화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청소년 모임입니다. 중고교생 100여 명과 이들을 돕는 대학생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30명이 2일부터 15일까지 유엔환경계획(UNEP)과 기아자동차의 후원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킬리만자로를 다녀왔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에 돌아온 뒤 21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의 UNEP 한국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기후변화의 영향과 대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사회를 보면서 동아일보 기사를 나눠주고 토론이 5단계로 이어지도록 지도했습니다.

마음 열기 활동

먼저 학생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나 계기, 아프리카에 다녀온 소감을 말하게 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마음 열기 활동입니다. 수업이나 토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이 편안함과 흥미를 느끼도록 이끄는 겁니다.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던 박지헌 군(경기 한빛중 3학년)은 캐나다와 한국의 자연환경이 너무 달라 이 문제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장준하 군(경기 서현중 3학년)은 중국에서 지낼 때 황사로 공기가 너무 나빠 고생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아프리카의 사정이 어려운 줄은 알았지만 물 한 방울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사실 알고 요약하기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가 2009년 3월 방글라데시를 덮쳤다. 마을 주민들이 식수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동아일보DB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가 2009년 3월 방글라데시를 덮쳤다. 마을 주민들이 식수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동아일보DB
자연이 오염되고 기후가 바뀌면서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학생들이 더 자세히 알도록 동아일보 기사들을 보여줬습니다. ‘자연의 경고, 기후변화 현장을 가다’라는 시리즈입니다.

학생 5명을 두 팀으로 나누고 관심 있는 기사를 하나씩 고르게 했습니다. 한 팀은 우리나라처럼 아시아에 있는 방글라데시의 사례를, 다른 팀은 땅 위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의 모습을 보고 왔으니 이번에는 바닷속 환경을 보고 싶다며 산호초의 이야기를 다룬 호주의 사례를 골랐습니다.

글을 읽을 때는 세 단계로 하도록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사에서 사실을 찾아 줄을 긋고, 다음에는 자신이 줄을 그은 부분이 사실인지 다른 학생이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내용을 5개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식입니다.

학생들은 어떤 내용이 사실인지(즉 의견이 아닌지) 잘 찾았지만 요약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중요한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모아 놓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알 수 없었습니다.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실의 인과관계를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예측하기

이런 점을 지적해 주니까 학생들은 신문에 나오는 제목이 기사의 핵심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기사를 읽고 요약하도록 했더니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팀별로 미래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하나는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모습, 다른 하나는 지금부터라도 노력한다면 현실 유지 정도는 가능하겠다는 긍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일에 대해 예측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하라고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가 이렇게 급격하게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 30∼40년간 방심한 때문이므로 지금부터 모든 지구촌 가족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적어도 더 이상의 재앙은 막을 수 있다’는 식으로요.

실행계획 세우기

2010년 호주 로드하우 섬 해역에서 촬영한 산호. 갈색과 초록색으로 빛나던 산호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동아일보DB
2010년 호주 로드하우 섬 해역에서 촬영한 산호. 갈색과 초록색으로 빛나던 산호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동아일보DB
긍정적인 예측이 현실에서 실현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구촌 가족이 함께, 빨리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말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과 좀 더 시간을 두고 준비해서 할 일을 구별하라고 제안했습니다. 또 한꺼번에 모두가 다 할 수 없으니 단계별로 늘리는 방법을 생각하라고 설명했습니다. 학생들이 나름대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직접 체험하게 하면 된다, 실천하기 쉬운 방법을 알려준다, 재미를 느끼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잘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한다, 환경교과를 국어 수학만큼 비중을 두어 가르친다…. 이런 원칙을 토대로 단기계획과 장기계획을 만들었습니다.


평가 및 내면화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유엔환경계획 사무실에서 아프리카에서의 체험활동과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 제공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유엔환경계획 사무실에서 아프리카에서의 체험활동과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 제공
토론을 마무리하기 위해 각자 느낀 점을 말하도록 했습니다. 아프리카 현지체험 활동과 토론 내용을 자기 스스로 정리하고 앞으로의 다짐이나 계획을 밝히게 했습니다.

“신문을 읽고 토론하면서 기사 내용을 더 확실하게 이해하고 경각심을 느끼게 됐다. 기사 내용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이원행·경기 성남동중 2학년)

“지금까지는 신문기사 내용이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그 속에서 정확하게 사실을 찾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면서 많은 내용이 머리에 남았다.”(박지송·서울 목운중 3학년)

심옥령 청심초등학교 추진위원장
심옥령 청심초등학교 추진위원장
처음에는 1시간 정도를 예상했지만 학생들은 2시간이 되도록 열심히 얘기했습니다. 머리를 맞대며 사실을 정리하고, 미래를 예측했기에 학생들은 실천 가능한 계획을 찾아냈습니다.

오늘 만남이 체험활동을 더 의미 있게 만들었다는 어느 학생의 표현처럼 토론을 하려면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신문은 이렇게 살아 있는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훌륭한 자료입니다.

심옥령 청심초등학교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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