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선택, 최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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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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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하고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하기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오는 명대사로 유행어가 됐습니다. 선택에 확실한 기준이 있을까요. 현재의 내 선택이 미래에도 최선일지는 판단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예측하고 판단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난 나그네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돌아간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고는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한순간의 선택이 내 운명을 바꿔놓기도 하지요.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쉬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어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이처럼 바꿔 놓은 것입니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내 인생의 색깔이 되니까 더 고심하고 더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노력해야겠지요.

1. 선택하는 법 가르치는 미국

미국에서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일 때 교사가 학부모 강좌를 한다고 해서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강의 주제는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소한 일에서부터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요. 때로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는 나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선택하는 훈련을 시키라고 하더군요.

며칠 뒤, 연년생인 딸아이가 가방을 사달라고 조르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한 달에 돈을 얼마 써야겠다고 미리 생각하고 살아. 그런데 사랑하는 내 딸이 가방을 사달라고 해서 다시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니 이번 달에 10달러 정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가방 사러 가자.”

마켓에 가서 가방이 걸려 있는 코너에 딸아이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10달러 범위 내에서 네 마음껏 가방을 선택해서 가지고 와. 엄마는 저기 보이는 식품 코너에 있을 거야.” 조금 있다가 딸아이가 가방 두 개를 골라 와서 둘 중에 어느 것을 살지 물었습니다.

며칠 전에 들은 강의가 생각나 딸아이에게 직접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딸아이가 “알아. 결국 내가 결정할 거야. 단지 엄마의 생각을 듣고 싶었을 뿐이야”라고 대답했습니다. 딸아이는 가방 두 개를 모두 갖고 싶어 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자니 10달러로는 한 개밖에 살 수 없어 고민이었겠죠. 그래서 살짝 도와주었습니다. 가방 두 개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서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쉽게 한 개를 선택하고 흡족해했습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선거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게 되지요. 선거철이 되면 신문에 정당과 후보의 공약 및 정보를 비교한 기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2. 후보 공약 비교해 봐요


동아일보 3월 29일자 A1∼5면에 정당의 주요 공약을 비교한 도표와 글이 있습니다. 독자인 유권자가 잘 선택해 투표하도록 공약을 크게 경제, 정치 사회, 복지 교육으로 나눠 제시했습니다. 아래 도표를 보고 어느 당을 선택해서 지지할지 학급에서도 모의투표를 해보세요. 그리고 내가 당을 만든다면 어떤 공약을 내세울지 분야별로 나누고 기준을 세워 적어 보세요.

동아일보 3월 16일자 A31면에 ‘국민의 89%-여야 모두 찬성 초등교 한자교육 실시하라’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옵니다.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천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지금처럼 초등학교에서 한글전용을 해야 할지 한자교육도 병행하는 방안이 좋을지를 토론하기 전에 동아일보에서 관련 기사를 찾아보세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상용한자 2000자는 교육과정 포함시켜야(2010년 3월 13일자 A29면) △전직 교육부 장관 13명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 필요’(2002년 4월 10일자 A29면) △초등학교 한자교육 논란(2002년 4월 24일자 A7면)이라는 기사가 나오네요.

3. 여섯 색깔 모자로 토의를

에드워드 드보노는 사고력 계발 분야의 세계적인 컨설턴트입니다. 그가 고안한 생각의 공식, ‘여섯 가지 생각모자(6 Thinking Hat)’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거나 상반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제한된 시간 안에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이 아주 달라 합의점을 찾기 힘들 때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이 방법으로 토의를 하면 입을 열지 않는 소극적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각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생각이 풍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초등학교 수업에 응용해 보세요.

먼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교육을 포함시킬지, 아니면 한글전용으로 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60∼90분에 결정하되 여섯 가지 색깔의 모자를 쓰고 규칙에 따라 이야기해야 한다고 알려주세요. 모자를 전부 준비했으면 위의 표와 같은 순서대로 하면 됩니다.

정태선 동화작가·책끼읽끼 소장
#신문과놀자#선택#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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