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유효상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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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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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원하는 인재’ 만드는 생생한 강의교재

“에버 러닝머신(ever learning machine)이 돼라.”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젊은이들에게 하는 조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학생은 입시 위주의 중고교 교육으로 인해 대학에 들어와서도 대부분 사지선다형 정답을 추구하는 문제해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반드시 정답이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고방식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력을 왜곡하거나 세상을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보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사실(fact)을 바탕으로 판단하거나 논리를 전개하는 데 취약하다. 쓸모없는 지식, 확인되지 않은 루머, 유언비어에 의존하거나 자신의 좁은 스펙트럼으로 직관적이면서 감정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요즘 사회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에서 강조했듯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체계인 ‘느린 사고체계’를 잘 활용하는, 창의적이고 넓은 스펙트럼의 융합형 인재인 다빈치형 인재를 원하다.

나는 15년 전부터 당일 신문을 강의교재로 활용한다. 그날의 주요 기사를 읽고 기사의 핵심인 사실을 찾아보고, 배경과 원인을 파악하고, 사건의 파장과 영향을 예상하고, 마지막으로 향후 대책을 정리해보도록 한다. 사실을 근간으로 기자의 입장에서 해당 내용을 재정리하고 토의하게 한다.

학기 초에는 학생들이 신문기사에서 사실을 찾는 일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힘들게 사실을 찾아도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신문 읽기에 점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연스럽게 토론한다. 이른바 ‘스노볼’ 효과가 나타난다.

미국이 언제 출구전략을 시행할까? 3차 양적 완화는 언제쯤 실시할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실체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가진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처럼 학기 초에는 상상도 못했던 주제로 학생들이 토의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놀라운 일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했지만 힘들고 지겨워도 끊임없이 신문을 읽고 고민하고 대화하면서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렴풋이 알아가는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 스스로 재미있어 하고 흥미를 느끼면서 열심히 한다. 또 세상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러한 인재가 될 수 있는지 신문에서 답을 찾는다. 신문 읽기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방식으로, 다시 말해 ‘느린 사고체계’를 형성해 자신들을 충분히 훈련시킨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게 된다.

10대 초반의 학생과 교사가 성공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버핏 회장에게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신문을 보세요.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정보를 선점한 사람이 성공한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 사람이 성공한다. 세상의 관심사와 정보는 신문에 있다.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신문에 있다.

유효상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신문과 놀자!#나의 NIE#유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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