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위험한 식중독의 검사법도 신문 보고 미리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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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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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찬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세균질병과장

세월이 흐르면서 좋아하는 음식도, 즐겨 하는 취미도 바뀌었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힘들고 바쁜 하루의 업무 일정 속에서도 신문 읽기를 빠뜨리지 않는다. 잉크 냄새가 물씬 나는 신문을 아침마다 펼치면 비로소 아침이 시작되는구나 싶다. 젊은 세대는 동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세대는 대부분 사무실에 출근해서 먼저 신문을 읽는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신문을 읽는 이유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얻을 수 있어서다. 또 기사화된 이슈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읽고 미래를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의 직업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전염병 유입을 막고 안전한 농축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동물과 식물, 농축수산물의 검역 및 검사와 국내 동물 질병의 예방을 위한 방역업무를 수행한다. 또 농축수산식품의 안전과 동물 질병의 진단 및 방역을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의 관심분야를 선택해서 신문을 읽는 경향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필자 역시 업무와 관련한 동물 질병이나 축산식품 안전에 관한 내용을 주의 깊게 찾아서 읽는다.

어떤 전문 기술이나 제도 또는 정책을 도입하기 전에는 반드시 이에 대한 요구가 있기 마련이다. 특정 문제가 사회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신문은 이런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술 개발을 위한 상세한 지식과 정보는 전문 서적이나 논문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은 여러 분야의 종합적인 정보와 방향성을 제공한다. 사회적인 관심사항과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도출하므로 기술 개발의 모티브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동물의 질병 발생이나 축산식품의 안전 등 신문 속의 여러 정보를 통해 국민의 우려나 요구, 주요 관심사항을 파악한다는 말이다. 이런 사회적 관심사는 새로운 제도 도입이나 대응 기술 개발로 이어진다.

미국에서 햄버거를 통한 장출혈대장균(O157) 식중독 발생이 1993년 보도됐을 때 우리 연구팀은 대장균 O157을 신속히 검출할 수 있는 3종유전자 동시검출법(multiplex PCR)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장출혈대장균 식중독 환자가 1996년에 1만2000여 명이 발생했지만 한국은 안전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한다는 예측이 심심찮게 보도된다. 또 폭염으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의 피해 증가가 우려된다. 과거에 비해 여름이 점점 길어지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기후 변화는 세균 발생이나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기후 변화와 관련 있는 열대 매개체 질병의 조기 진단 및 감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적 공동대응 네트워크를 통한 예방에 힘쓰고 있다.

요즘 세상은 글로벌사회, 지구촌이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계층과 직업군, 다문화 가족이 더불어 사는 다양성의 사회이다. 다양한 독자의 욕구나 기호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와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신문이 더욱 많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정석찬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세균질병과장
#신문과 놀자#나의 nie#정석찬#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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