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회사의 대표 이미지가 된 출산장려정책은 신문기사에서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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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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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툭툭, 투두두둑. 젊은 시절, 새벽녘 요란스레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면 벌떡 일어나 문밖부터 살피곤 했다. 요즘은 비가 오면 신문이 비닐에 예쁘게 포장돼 배달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비 오는 날은 꼭 신문 한 귀퉁이가 젖어 글자를 알아보기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젊었을 적에는 유난히 신문에 집착했던 듯하다. 신문은 인생의 좋은 사업 파트너였고 든든한 지원자였다. 매체가 많지 않은 시절이었기에 작은 뉴스 하나가 소중하고 귀한 자산이었다. 종이에 담긴 정보는 새로운 사업의 아이디어가 됐고 지면에 녹아 있는 세상 이야기는 가슴을 벅차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새로운 이벤트에 대한 아이디어 역시 신문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면은 경제면 못지않게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요한 지면 중 하나이다. 정부 정책이나 사회 및 세계의 흐름은 기업 경영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 회사 방침의 하나로 여기는 출산장려정책은 신문이 시발점이었다. 2006년은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국가 의제로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신문은 그전부터 미래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국가적 손해에 대한 기획기사를 대문짝만 하게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한국의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내용을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기사 옆에는 텅 빈 신생아실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너무나 휑한 신생아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기사를 접하면서 기업의 대표인 동시에 국민으로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출산장려정책이었다.

처음에는 장기간의 이벤트로 시작했다. 셋째 아이를 출산한 가정은 우리 회사의 모든 분유제품을 50% 할인가로 1년 동안 구입하도록 했다. 엄마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업계에서도 획기적인 이벤트로 주목을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가격 할인이라는 사실 외에도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 측면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벤트는 해마다 계속되면서 출산장려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우리 회사의 중요한 철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신문 기사에서 출발한 생각이 하나의 프로젝트가 됐고, 회사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 중의 하나는 오피니언면이다. 세상을 읽는 중요한 창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걱정, 안전한 식품에 대한 요구 등 주부의 관심사는 고스란히 독자 공간에 나온다. 이는 마케팅전략을 구성하는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

요즘은 모바일로 모든 뉴스를 보니 편리하다. 그래서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다. 하지만 종이신문만큼 정제된 매력은 없는 듯하다. 신문은 1면 톱을 시작으로 정치 사회 국제면을 차근차근 보는 게 습관이 됐다. 젊은 주부는 여론 흐름에 더욱 예민하다.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려면 아침신문 읽기가 필수일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패기는 신문을 만나 새 사업을 일구고 시장을 선도하는 힘이 됐다. 내일도, 모레도, 다음 달도, 내년에도 손에서 신문을 놓지 못할 것 같다. 신문은 오랜 향수를 자극하는 아련한 추억임과 동시에 새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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