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푸든헤드 윌슨②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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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은 ‘푸든헤드 윌슨’에서 주인과 노예로 처지가 바뀐 주인공들을 대비해 보여주는 아이러니 기법을 사용했다. 사진은 연극 ‘푸든헤드 윌슨’의 한 장면.
마크 트웨인은 ‘푸든헤드 윌슨’에서 주인과 노예로 처지가 바뀐 주인공들을 대비해 보여주는 아이러니 기법을 사용했다. 사진은 연극 ‘푸든헤드 윌슨’의 한 장면.
마크 트웨인은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서 아이러니(irony)를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아이러니는 표현하고자 하는 원래의 뜻과는 정반대되는 말을 함으로써 문장의 의미를 강화하고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표현법을 말합니다. 또 인생에 있어서 어떤 사건이 기대와는 정반대로 전개될 때 아이러니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 작품에서 아이러니는 어떻게 사용했을까요?

‘푸든헤드 윌슨’은 톰(Tom)과 챔버스(Chambers)라는 두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톰은 부유한 순수 백인(a full-blooded white man)의 가정에서 태어난 자유인입니다. 반면 챔버스는 보기에는 톰과 똑같지만(identical in appearance to Tom) 그의 몸에 흐르는 피 중 고작 32분의 1이 흑인에게서 왔다는 이유로 노예가 됩니다.

이야기는 챔버스의 엄마인 록사나(Roxana)가 두 아이를 바꿔치기하면서(switches the two boys) 절정에 다다릅니다. 록사나로 인해 흑인 아이가 백인이 가진 모든 특권을 누리며 살게 되고(a “black” man can live with all the privileges a white man has) 백인 아이는 노예로 자랍니다. 록사나의 이런 행동은 자신과 자신의 인종을 억압했던(oppressed her and her people) 백인을 향한 그녀 나름의 복수(revenge)인 셈입니다.

작가의 역설적인 표현법은 실제로는 흑인 챔버스지만 백인으로 사는 톰의 행동에 잘 나타납니다. 톰은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has no clue he is black) 자신의 높은 사회적 지위를 즐깁니다(relishes his elevated social status). 그리고 몸종 챔버스(실제로는 백인 톰)를 괴롭히고 폭행할 뿐만 아니라 생모인 록사나를 깎아내립니다(talks down to his own birth mother Roxana).

록사나는 자기 아이가 더 나은 미래를 누리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를 바꾸었고, 아들이 백인으로 자라면 그녀에게 행복을 가져올 거라고(bring her happiness) 믿었습니다. 하지만 혈육(flesh and blood)인 친아들은 그녀를 2급 시민으로 취급하고(treats her like a second-class citizen) 시도 때도 없이 그녀를 팔아버리겠다고 위협합니다. 친아들의 이런 행동 때문에 록사나는 더 힘든 현실과 더 큰 마음의 짐(burden)을 떠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처럼 아이러니라는 기법을 정교하게 활용함으로써 록사나의 비참한 상황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노예제도하의 흑인 여성이라는 록사나의 사회적 위치가 그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요즘을 사는 우리에게 인종 차별의 부당함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차별과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마크 트웨인의 ‘푸든헤드 윌슨’은 우리에게 차별과 학대, 불평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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