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프랑켄슈타인③ 괴물과 겉모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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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내용의 풍부함 때문에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도 제작됐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내용의 풍부함 때문에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도 제작됐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초인적인 생명체를 만들고자 했던 과학자이지만, 그 노력의 결과는 시체의 뼈를 이어 만든 8피트 거구의 흉측한 괴물이었습니다. 이 괴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건 오해(misconception)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이 생명체를 만든 과학자의 이름입니다(Frankenstein refers to the scientist, the person who created the creature). 그렇다고 해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괴물로 태어난 자와 괴물을 만든 자 중 진짜 괴물은 과연 누구일까요?

둘의 배경(background)을 비교하면 당연히 빅터가 우세합니다(Victor has the upper hand). 그는 사랑이 넘치는 부모님 슬하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돈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성장했습니다. 반면 빅터가 만든 생명체는 그가 오래된 묘지에서 파낸 시체(cadavers that he dug up from old gravesites)로부터 태어났습니다. 이 생명체를 보살필 책임(responsibility)이 있는 빅터는 달아나버렸고 이제 막 태어난 이 생명체는 모든 것을 혼자 꾸려나가야 했죠(fend for himself). 그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알지 못한 채(not knowing how to communicate) 자신의 흉측한 모습(hideous form)을 보고 겁에 질려 도망치는 사람들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갓 태어난 자식을 버린 부모와 버림받은 아이. 그중 무정하고 잔인한 괴물(heartless and cruel monster)을 고른다면 누구일까요?

겉모습(appearance)을 봤을 때 이 생명체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건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나온다(beauty comes from inside)’는 속담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와 시대(era)에 따라 서로 다른 미의 기준(a different measure of beauty)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한 시대, 한 지역에서는 아름답다고 칭송받던 사람이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는 흉측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뚱뚱한 몸매가 부(wealth)를 상징한다고 여겨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하는 곳도 있고, 큰 골격(big bones)이나 긴 손가락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곳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빅터가 만든 이 생명체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를 무서워하고 피하자 삐뚤어지기 시작합니다. 빅터의 일기를 발견하고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빅터에 대해 맹목적인 분노(blind rage)를 느끼고 사람들을 증오하기 시작하죠.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I’ll pose the question again). 진짜 괴물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더 못생기고 험상궂게 생긴 등장인물이 악당(the villain)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이나 영화, 만화에서도 그렇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우리는 인성이 겉모습보다 더 중요하다(personality counts for more than looks)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백설공주가 먹은 사과가 겉보기엔 먹음직스러웠지만, 독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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