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경찰과 보디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요즘 미국은 흑인과 백인의 차별을 없애자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땅바닥에 죽은 듯 드러누워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손들었다,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라고 쓴 피켓과 함께 양손을 들어 올린 채 행진한다. 올해 8월 9일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흑인 마이클 브라운(18) 때문에 벌어진 시위다.

무기가 없는 흑인을 향해 6발의 총탄을 쐈던 경관에 대해 법원은 “죄가 없다”면서 재판을 아예 열지 않기로 했다. 흑인 사회는 인종 차별과 공정하지 못한 법 집행이라며 항의했고 퍼거슨 시에선 시위대가 불을 지르거나 상점의 물건을 훔쳐가는 일 등이 발생했다.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내놨다. 이 중 경찰관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의 도입 확대를 지시한 것이 핵심이다. 보디캠은 옷이나 선글라스에 붙이는 소형 카메라로 대당 가격이 400∼600달러(약 44만∼66만 원)다.

오바마 대통령은 5만 대의 보디캠 구입을 포함해 경찰의 신뢰 회복과 개혁을 위해 2억630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방정부들은 자체적으로 보디캠을 활용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앨토에선 2012년 보디캠을 도입한 뒤 경찰에 대한 민원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활용 범위에 대한 논란도 있다. 가령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관이 피해자에게 촬영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침실 같은 개인적인 공간을 촬영해도 되는 것인지, 영상파일은 얼마만큼 보관해야 할 것인지 같은 문제다. 사생활 보호와 ㉠공권력이 원래의 목적을 벗어나 함부로 쓰이는 것을 막는 것 사이에 영역 구분이 모호하다.

현대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감시당한다는 내용의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다. 자동차 블랙박스부터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까지, 지켜보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의 나라 일이긴 해도 우리 역시 마음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시민 안전을 위한 유용한 수단과 감시에 길들여진 일상,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양날의 검인 첨단 기기가 가져올 이익과 손실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동아일보 12월 3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 중 ㉠공권력의 예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경찰이 음주 운전하는 운전자를 단속했다.

② 군인들이 쿠데타(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를 진압했다.

③ 선생님께서 복도를 뛰어다니는 학생들을 꾸중했다.

④ 구청 직원이 길거리에 걸린 불법 현수막을 걷어냈다.

2. 다음 중 보디캠이 가져올 이익과 손실에 해당하는 것을 본문에서 찾아 써보세요.

이익: 손실:

3. 다음 두 학생의 대화를 읽고 ‘보디캠 도입’에 대한 나의 의견을 500자 이내의 짧은 글로 정리해보세요.

민지: 나는 보디캠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디캠이 도입된다면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녹화된 영상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잘잘못을 가릴 수 있을 거야. 경찰도 자신의 행동이 녹화된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고.

주혁: 나는 보디캠이 도입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범죄와 별 관련이 없는 사람도 사건현장을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보디캠에 찍힐 수 있어. 수사기관에서 자신을 촬영한 영상을 녹화해 보관하고 있는 건 매우 찜찜한 일이지. 혹시 녹화된 영상이 유출이라도 되면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고.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경찰#보디캠#차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