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별별과학백과]감자칩 두께가 1.6mm인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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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감자칩의 비밀

감자(왼쪽)는 수분 함유량이 80%에 달하지만 뜨거운 기름에 들어가는 순간 수분이 대부분 증발하고 3%만 남는다. 수분이 빠져나간자리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기름으로 채워져 감자는 고열량 감자칩(오른쪽)으로 재탄생한다.
감자(왼쪽)는 수분 함유량이 80%에 달하지만 뜨거운 기름에 들어가는 순간 수분이 대부분 증발하고 3%만 남는다. 수분이 빠져나간자리는 모세관 현상에 의해 기름으로 채워져 감자는 고열량 감자칩(오른쪽)으로 재탄생한다.

《 최근 꿀과 버터를 바른 감자칩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와 비슷하게 꿀과 머스터드를 바른 감자칩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삭바삭 즐거운 소리와 함께 달콤한 , 또는 짭조름한 맛을 내는 감자칩은 누가 맨 처음 만들었을까? 》

1853년 미국 뉴욕 주에 있는 한 식당의 요리사 조지 크럼은 까칠한 손님의 주문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감자 요리를 주문한 손님이 감자를 얇게 썰어 달라고 했던 것이다. 크럼은 손님의 요구대로 얇게 썬 감자 요리를 내놨지만, 그 때마다 손님은 감자가 두껍다며 항의했다. 결국 크럼은 될 대로 되란 기분으로 자신이 썰 수 있는 두께 중 가장 얇게 감자를 썬 뒤 기름에 튀겨 소금을 곁들여 내놨다. 그런데 놀랍게도 손님은 크럼의 ‘될 대로 되라 감자 요리’에 매우만족했다. 이렇게 감자칩이 탄생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감자칩은 조금씩 발전했고, 1910년에는 처음으로 지금 먹는 감자칩과 비슷
한 형태인 ‘봉지 감자칩’이 등장했다. 여러 가지 양념이 가미된 양념 감자칩은 195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등장했다. 그리고 대망의 2014년, ‘감자칩은 짜다’는 고정관념을 날려버리고 벌꿀로 양념한 감자칩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단맛과 색깔의 미묘한 경계

밀가루를 반죽한 뒤 튀기는 다른 과자와 달리 감자칩은 생감자를 그대로 썰어서 만드는 과자 다. 감자칩을 만드는 과정은 이 생감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막 수확한 감자를 바
로 조리하면 퍽퍽하기만 할 뿐 맛이 없다. 수확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감자에 들어 있는 다
당류인 전분이 포도당 같은 단당으로 변하면서 감자가 달게 변한다.

그런데 이런 당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문제가 생긴다. 당 비율이 2%가 넘어가면 감자칩은 노란색이 아니라 갈색이 된다. 아미노산과 당이 열을 받으면 갈색 물질인 멜라노이딘을 만드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감자칩을 맛있게 만드는 당과 노릇노릇 맛있게 보이는 전분 사이에서 적당한 비율을 찾아 감자칩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두께 1.6mm의 비밀

감자를 잘 숙성시켰으면 다음은 적당한 두께로 썰어야 한다. 크럼에게 ‘더 얇게!’라고 주문
했던 손님처럼 완벽한 감자칩을 위한 두께를 고민해 보자.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감자칩 조리법에는 1.6mm로 썰라고 되어 있는데, 봉지 감자칩은 대략 1.2∼1.4mm로 썬다. 이 두께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찾아낸 숫자다. 이보다 얇으면 튀길 때 감자가 기름을 너무 많이 흡수하고, 이보다 두꺼우면 감자칩 속에 수분이 남아 눅눅한 감자칩이 된다.

튀겨낸 감자칩에 소금이나 양파맛, 바비큐맛등 각종 양념을 뿌려 버무리면 고소하고 감칠맛
이 난다. 특히 소금은 어딘가 맹숭맹숭한 감자칩을 보완한다. 그래서 소금 양념을 기본으로
수많은 감자칩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양파나 치즈, 바비큐 맛은 어떤 회사에서 만들어도 맛
을 보장하는 성공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짭짤한 맛 대신 달콤한 맛의 감자칩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출
시한 지 석 달 만에 850만 개나 팔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구하기 힘들 정도
로 잘 팔리는 감자칩이다. 그렇다고 다른 감자칩보다 덜 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렬한 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과 당 함량을 더 높였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던 감자칩과 비
교했을 때 당은 물론이고 지방과 나트륨이 더 많다.

○고온으로 튀기지 않는 것이 숙제

최근 감자칩에 신경계 이상 질병이나 암을 일으키는 위험물질이 들어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06년부터 권고치 1ppm(1kg에 1mg이 들어 있다는 뜻)을 지정한 ‘아크릴아마이드’다. 이 물질은 감자에많이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이나 당이 변해서 만들어진다. 특히 감자를 170도가 넘는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조리하는 온도 수준(100∼120도)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생기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
는 없다.

봉지 감자칩에서도 대부분 ppm 단위보다 1000배나 적은 ppb 단위로 검출된다. 전문가들은 감자칩을 먹을 때 아크릴아마이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고
열량 간식을 먹어서 생기는 성인병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가희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solea@donga.com
#감자칩#색깔#두께#위험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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