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봉이 김선달 탄산수 장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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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가면 영어로 음식을 주문하기가 만만치 않다. 햄버거를 주문해도 점포 안에서 먹을 것인지(for here), 가져갈 것인지(to go)를 묻는다. 마음 편히 물이나 한 잔 마시려 해도 종업원이 또 묻는다. “Sparkling or still?” 허걱, 이건 또 무슨 소리? 탄산수(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이 포함된 물)를 마실 것인지, 그냥 생수를 마실 것인지 묻는 간단한 표현에도 실전 영어에 약한 여행객들은 난감하다.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가 냉장고 정수기에서 탄산수를 뽑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시청자들이 이 대목을 그냥 넘길 리 없다. 정수한 물을 탄산수로 만드는 기능을 갖춘 냉장고와 탄산수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판매량이 부쩍 높아졌단다.

탄산수의 거품이 톡톡 터지는 것 같은 상큼 발랄한 이미지가 한국에 걸맞다고 한국관광공사는 판단했다. 2007년 한국 관광의 브랜드로 ‘Korea, Sparkling’을 정하고 그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각국 외교사절(국가 간의 외교를 의논하기 위하여 외국에 보내는 한 나라의 대표자)을 대상으로 한복 패션쇼, 비보이(B-boy·힙합댄스인 ‘비보잉’을 추는 남성) 공연, 한식 만찬 등 한류를 홍보하는 행사도 열었다. 하지만 탄산수 광고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과연 한국을 알리는 데 꼭 들어맞는지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7월 ‘Imagine Your Korea(상상하세요, 당신의 대한민국)’라는 새 관광 브랜드가 등장했다.

물을 사먹는 시대가 열린 게 얼마 전인 듯한데 어느새 탄산수 시장까지 급성장했다. 젊은층에선 특히 수입 탄산수의 인기가 높다. 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이탈리아 ‘산펠레그리노 탄산수’의 국내 판매가격은 이탈리아보다 8배 비싸고, 다른 수입 탄산수도 맛과 효능에서 별 차이가 없는데도 국산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김선달이 탄산수 물장수로 둔갑한 모양이다. 한국 소비자들만 수입 탄산수의 ‘봉(어수룩하여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노릇을 하는 것 같다.
동아일보 8월 21일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김선달에 대한 설명으로 바르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봉이 김선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사기꾼이다.

② 조선 후기 개성 출신의 선비다.

③ 주인이 없는 대동강 물을 부자 상인에게 팔아먹었다.

④ 주로 권세 있는 양반이나 부유한 상인을 골탕 먹였다고 한다.

2. 본문에 따르면 이탈리아 ‘산펠레그리노 탄산수’는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격이 이탈리아보다 8배 비쌉니다. 만약 이탈리아에서 이 탄산수의 가격이 1100원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일까요? 식을 세워 계산해 보세요.

3. 탄산수의 상큼한 이미지가 한국에 걸맞다고 판단해 한국관광공사는 2007년 한국 관광의 브랜드로 ‘Korea, Sparkling’을 정해 한국을 홍보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Imagine Your Korea(상상하세요, 당신의 대한민국)’라는 새 브랜드가 등장했지요. 우리나라의 이미지와 맞는 관광 브랜드를 지어보고, 그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글을 써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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