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반기문 총장의 북한 방문과 김정은의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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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평양 대동강변에 지은 미래과학자거리와 과학기술전당을 두고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들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하고 있다. 왜 하필 북한이 과학기술 분야의 업적을 자랑으로 내세울까?

나는 그 거리에서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강렬한 의지를 엿보았다. 김정은은 과학기술자들을 위한 대규모 주택단지를 2013년, 2014년 잇따라 건설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과학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으로 보인다. 어쨌든 김정은 집권 4년 동안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쏟은 관심과 투자는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와 비교해볼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21세기가 지식 정보화 시대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과학 기술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은 시대 흐름과 일치한다. 지금은 인재 1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하지만 김정은이 아무리 선견지명(先見之明·미리 앞을 내다보고 아는 지혜)이 있다 한들 현재 환경에선 실패가 눈앞에 예고돼 있다. 북한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인터넷도 없고 유학도 갈 수 없다. 전기 등 기초적 환경도 안 돼 있는 곳에서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들 그림의 떡이다. 정말 지식경제 분야에서 강한 나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제 김정은이 해야 할 최대 과제는 북한과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요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온다. 해외 정상이라고는 만나본 적이 없는 김정은에게 유엔의 우두머리가 찾아온다는 것은 엄청난 홍보 기회임이 분명하다. “김정은이 너무 위대해 유엔 사무총장도 머리 숙이고 찾아온다”는 식으로 선전할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라면 북한은 비전이 없다.

김정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세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김정은이라면 할 수 있는 제안이 많을 것 같다. 프랑스 파리 테러를 저지른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에 군을 보내 서방 국가를 돕겠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테러 국가, 악의 축으로 인식돼 있는 북한의 이미지가 ‘슈퍼맨’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김정은에게 그럴 의지나 용기가 있는지는 회의적(의심되는)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 총장이 방북한다면 김정은의 그릇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동아일보 11월 19일자 주성하 기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은 본문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각각의 뜻을 적어 보세요.


㉠우물 안 개구리:

㉡그림의 떡:
2. 다음 중 본문에 대한 설명으로 바른 것을 고르세요.

①김정은은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이 높지 않다.

②집권 이후 김정은은 과학자, 기술자를 위한 주택단지를 지었다.

③북한은 인터넷, 전기 시설이 잘 되어 있다.

④북한은 “IS에 군대를 보내겠다”고 최근 밝혔다.
3. 북한이 지식경제 분야에서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본문 내용을 참고해 ‘북한의 변화 방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글을 써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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