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금수저 강아지, 흙수저 강아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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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것은 사람들만이 아니다. 집과 주인을 잃은 반려동물도 적지 않다. 일본 국영방송 NHK는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 자원봉사 활동을 소개했다. 지진 피해로 다들 정신없는 와중에도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돌보는 마음 씀씀이에 코끝이 찡해졌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격상(지위가 올라감)된 표현을 반영하듯 요즘 반려견을 테마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얼마 전 채널A ‘개밥 주는 남자’에서는 방송인 최화정 씨와 반려견 준이의 하루를 소개했다.

‘준이 엄마’ 최 씨는 아침마다 손수 건강식을 준비해 똑같은 음식을 ‘준이 한 입, 자기 한 입’ 나눠 먹었다. 소변을 제대로 못 가리는 준이를 향해 “엄마가 뭐랬어? 아무 데서나 오줌 싸면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라고 다그치더니 금세 준이 애교에 활짝 웃음 짓는다. 평범한 가족의 일상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반려동물의 세계에도 ‘금수저’ ‘흙수저’는 분명 존재한다. 강아지를 상품처럼 ‘생산’하는 번식장을 ‘강아지 공장’이라고 부른다. 이곳 출신 ‘흙수저 강아지’를 보통 가정에서 나고 자란 강아지인 양 속여 파는 분양 사기가 극성이라고 한다.

반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샤넬’을 지휘하는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의 샴 고양이인 슈페트 라거펠트는 대표적인 ‘금수저’. 자동차와 화장품 광고에 출연해 한 해 수입이 400만 달러(약 45억 원)에 이른다. 슈페트의 인스타그램에는 5만8000여 팬이 따른다.

주인에 따라 반려동물의 일생은 ㉠천양지차(天壤之差·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다. 2007년 미국 뉴욕의 부동산 여왕 리어나 헴슬리가 ㉡타계(귀한 사람의 죽음을 이르는 말)했을 때 미국 사회가 시끌벅적해졌다. 반려견에게 1200만 달러(약 137억 원)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이 공개된 것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반려견 셰퍼드에게 8000만 달러(약 915억 원)를 상속해 준 독일의 백작부인도 있다. 물론 주인 잘못 만난 탓에 잔혹한 운명을 맞게 된 반려동물이 훨씬 많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10∼2014년 버려진 반려동물이 37만 마리. 이 중 25%는 안락사(고통 없이 숨지게 함)됐다. 반려동물에게도 갈수록 깊어지는 양극화 현상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동아일보 4월 22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천양지차’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 사람을 고르세요.

① 대성: 같은 치킨집이라도 서비스에 따라 매출액이 천양지차지.

② 정운: 연예인마다 인기는 천양지차야.

③ 준용: 내가 만든 음식과 엄마가 만든 음식의 맛은 천양지차야.

④ 호영: 내 성적은 95점, 아영이 성적은 95.5점으로 우리 둘의 점수는 천양지차야.

2. ‘㉡타계’와 바꾸어 쓸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을 고르세요.

① 별세 ② 서거

③ 탄신 ④ 운명

3.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 보호 기간은 10일입니다(서울시는 20일). 이 기간에 주인이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 대상이 되지요. 이에 대한 나의 입장과 그 이유를 담은 글을 써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반려동물#금수저#흙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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