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송박사의 술~술 경제]최저임금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최저임금위원회가 201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으로 결정되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나요? 시간당 1만 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했던 노동계는 물론이고 경제 불황으로 더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은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던 소상공인들도 불만이 큽니다.

최저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최저 수준의 임금으로 국가에서 정합니다. 일반 기업들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도 국가에서 정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합니다. 최저임금제도는 국가가 최소한의 임금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사기를 올려 경제 발전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1988년부터 시행되었으니 거의 30년이 되었네요.

그렇다면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면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져 내수를 비롯한 경제에도 긍정적이지 않을까요?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 소상공인들이 지급하는 임금입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민간 사업자들의 부담은 계속 커집니다. 특히 경기가 나빠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 기업에 높은 최저임금은 큰 어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금은 원래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 노무직과 같이 노동 공급이 풍부하고 생산성이 낮은 직종의 경우 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은 국가가 정하는 최저임금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이런 부문의 사업자들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지불해야 하고 결국 지급할 돈이 모자라면 고용을 줄이게 됩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너무 높으면 소득이 꼭 필요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돕고 학비도 벌면서 공부하려는 청년들의 일자리와 자녀 학원비와 빠듯한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일하는 여성들의 일자리,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 희생했던 고령층의 일자리가 감소하게 됩니다.

소득불평등과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 하위 소득계층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최저임금의 인상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기업에 큰 부담을 줘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거나 영세한 자영업자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경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